"황토벽돌로 웰빙하세요" 황토벽돌장 임대기(44)씨

입력 2004-07-27 14:24:36

"길안 지역 황토를 논밭 흙으로 그냥 묻어두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 황토를 벽돌로 찍어 전국적인 명품으로 만들어 볼 작정입니다.

"

황토벽돌 만들기에 비지땀을 쏟고 있는 임대기(林大基.44.안동시 길안면 천지리)씨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질좋은 옛 벽돌을 제대로 재현해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급하겠다는 한마음으로 여름 가마솥 더위도 아랑곳없다.

그는 그동안 눈여겨 보아 두었던 황토밭 5천여평을 구입해 벽돌 원료를 캐내고 있는데, 이미 지역 토양개량센터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좋은 성분이 골고루 섞인 황토로 드러났다고 자랑스러워한다.

농촌에서 과수농사를 지으면서도 겨울철이면 안동지역 농가를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땅심을 높이는 객토 주문을 받는 부업을 해오는 등 평소에 흙에 관심이 많았던 그다.

그러다 농협과 안동대 등에서 흙 성분에 대해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보고는 좋은 황토로 벽돌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임씨가 만드는 황토벽돌은 황토에 짚을 썰어넣은 다음 물을 알맞게 부어 가면서 발로 이기는 완전한 재래식 방식을 택하고 있어 중노동 중에 중노동이다.

"처음 틀에서 빼낼 때 황토벽돌 무게가 자그마치 40㎏을 육박합니다.

완전 건조가 되어도 25㎏으로 비료 1포대(20㎏)보다 더 무겁지요."

그 무거운 벽돌을 말리는 1개월여 동안은 또 몇번씩이고 뒤집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그는 온전한 벽돌은 오로지 몸으로 만들어진다며 씩 웃었다.

"혼자서는 벅찬 일이라 아우와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이 온종일 벽돌을 찍어봐야 150장이 고작이지요."

그래도 황토가 좋고 손수 만든 옛 벽돌이 대견스러워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는 그다.

황토벽돌이 알음알음으로 소문이 나면서 경기도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오지만 수작업으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낼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10여년전 아버지가 사실 집을 지을때 방한칸은 구들을 깔고 황토벽돌을 쌓았어요. 몸이 불편할 때 그 방에서 하루밤을 자고 나면 정말 가뿐하다던 말씀이 늘 귓전을 맴돕니다.

" 그러잖아도 웰빙시대라고 하는데, 안동 길안에서 손수 만든 황토벽돌이 최고의 건강 건축자재가 되었으면 하는게 임씨의 소박한 바람이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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