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영업점 축소 '바람'

입력 2004-07-27 14:25:27

'불황증시' 거래대금 급감...절반이상이 수익못내

증권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영업지점 축소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가운데 지역 증권업계도 최악의 불황을 맞아 영업점 축소, 폐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지역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영업점들이 대체로 손익 분기점을 맞췄으나 올들어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 물량과 대금이 크게 줄면서 절반 이상이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해 영업점 축소 및 폐쇄, 구조조정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대구지원에 따르면 작년 6월 대구.경북지역에서 29개 증권사, 11개 본부, 134개 지점이 있었으나 올초 2~3개의 증권사 영업점이 폐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대구지원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영업이 부진, 본부체제를 갖춘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직축소, 영업점 폐쇄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 증권업계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5~6개 이상의 영업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에는 두 개의 지점을 하나로 통합하는 증권사도 생겨나는 등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주식거래 물량이 전국 기준으로 종전 8억~9억 주에서 5억 주 수준으로 떨어지며 거래 대금도 급감, 극심한 거래부진에 빠진 데다 온라인 매매 활성화로 한계에 이른 오프라인 영업부문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자 중개영업 지점을 대폭 줄이고 있다.

푸르덴셜투자.브릿지.SK.세종.한양증권 등이 이달말부터 다음달에 걸쳐 각각 많게는 20개에 가까운 지점을 없앨 계획인 가운데 브릿지증권은 대대적인 인력감축과 함께 8월중순 대신동지점을 없애 대구에서 일단 철수할 계획인가하면 한화증권은 이미 상반기중에 대구중앙지점을 없앴다.

또 현재 인수.합병(M&A)건에 걸려있는 동원.대투.한투.LG투자증권 등도 향후 통합과정에서 영업지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영업중개지점은 폐쇄하는 대신 증권사별로 자산운영업 전문점을 새로 개설하고 있어 증권사의 영업 형태가 자산관리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대구지점 관계자는 "지난 1989~1991년 주식시장 침체 이후 최대의 침체기를 맞아 영업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주식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점은 폐쇄되고, 대형 증권사의 조직은 통폐합을 통해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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