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국의 쟁점이 된 사안이 야당이 제기해 여당이 끌려들어가는 바람에 주도권을 잃은 측면이 없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열린우리당 지도부 내부에서 나왔다.
친일반민족특별법, 정체성 논란 등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문제를 제기하면 여당은 이에 대한 방어에 급급했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은 26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물고 늘어지기에 하나하나 대꾸하지 말고 경제살리기를 위해 뚜벅 뚜벅 걸어가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NLL 등 사안마다 정치쟁점화하는 데 조용하게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도 "최근 사상 논쟁과 색깔론 등은 여당이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야당이 발목잡기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라며 정국 주도권 상실에 대해 완곡하게 언급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수출과 내수부진,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상논쟁을 벌이면 국민은 누구에게 기대느냐"며 "야당이 정쟁에 끌어들이려 해도 우리는 끌려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당 지도부는 정쟁에 말려들지 않는 대신 주한 미 상공회의소,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경제 주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경제 챙기기로 국면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재래시장육성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일자리창출을 위한 간담회도 이번주에 열린다.
반면 신행정수도 건설 논란에 대해서는 29일 반대 입장을 천명한 사회 원로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갖는 등 공세적이다.
김한길 우리당 신행정수도특위 위원장은 25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타당한 것은 정책에 보완적으로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반대 의견을 가진 분과도 적극적으로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인구 분산효과에 대해 "신행정수도 건설이 마무리되는 30년 후 수도권의 인구 집중도는 현재 47.2%에서 45% 정도로 낮춰질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신행정수도를 건설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51%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신행정수도가 건설되면 서울이 공동화되고 집값이 폭락한다고 주장하더니 최근에는 오히려 인구분산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상충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 때부터 최근까지 집값이 떨어진다고 서울시민을 불안하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26일 오전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신기남 당의장이 주요 현안에 있어 여당의 모습을 갖추자고 독려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