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신덕1리 정재수 이장
"34세때 동네 어른들 성화에 떠밀려 얼떨결에 맡은 마을 일이 어느덧 33년째입니다.
"
안동시 임하면 신덕1리 정재수(67)씨는 1971년 2월 마을 이장을 맡을 당시에는 마을이 온통 초가집으로 툭하면 화재가 발생, 지붕을 개량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안동시내 건재상을 수소문해 농사를 지어 대금을 갚기로 하고 슬레이트를 외상 구입한 후 마을 청년들을 동원해 안동지역 농촌마을로는 맨 먼저 지붕개량을 끝냈다는 것.
이같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자, 이듬해에는 10가구가 하우스 농사를 짓기로 하고 200만원씩 융자를 받아 농사에 나섰는데, 첫해에 농가당 700만~800만원씩 고소득을 올렸다고 했다.
또다른 20여농가는 마을 뒷산에 초지를 조성해 축산을 하기로 하고, 축협 융자로 암소 100마리를 입식해 2년여 만에 고소득 농가 마을로 성장했다고.
그런 노력 덕분에 경북도 최우수상은 물론 당시 농촌마을로서는 상상도 못할 대통령표창까지 받는 영광을 안게되었다.
이후 틈나는 대로 선진지 견학도 게을리하지 않아 수박농사에 관한 기술력을 쌓아 농가소득의 밑거름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 이장은 83년엔 아예 마을의 낡은 주택들을 몽땅 철거해 개량키로 마음먹고 16동을 신청해 사업을 끝냈다.
이후 계속 사업으로 120여 가구의 주택을 모두 개량해 마을의 면모를 확 바꿨다는 것.
당시 마을 부녀회장을 맡았던 의성김씨 종부인 이헌정(57)씨는 "이장님의 노력으로 안동시 최우수마을이 되고 대통령표창까지 받았다"며 "영세민 38가구, 생보자 13가구이던 마을이 지금은 단 3가구만 생활보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당시 영세민 가구 중 상당수는 특용작물과 축산 등으로 지금은 억대 재산가가 된 집도 있어,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우리 마을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 이장은 농민들의 저축의식을 높이기 위해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6년간 맡았다.
"이장직을 수행하는 데 갈등도 많았습니다.
1989년 이장직 사표를 던지고 대구서 직장생활을 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만류로 다시 주저 앉기도 했습니다.
"
봄.가을 2차례씩 집집마다 벼 2말씩을 보태는 것이 이장 급료의 전부였지만, 정 이장은 그것조차 마을 길흉사의 부조비에 보탰다.
그는 대통령표창을 비롯, 재무부장관.내무부장관.도지사, 최근에는 행정자치부장관상에 이르기까지 무려 50여회의 상을 받았다.
"마을을 위해 바친 30년 세월이었습니다.
마을 일 때문에 제대로 돌보지 못햇던 3남1녀 자식들이 훌륭히 자라준 것도 큰 보람입니다.
"
한편 김휘동 안동시장은 지난 20일 정 이장을 시장실에 초청해 "삶의 반평생을 주민들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공로패를 전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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