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아시안컵 UAE戰 전격 기용

입력 2004-07-23 08:05:19

'대표팀 골 가뭄은 내가 푼다.' 골 결정력 빈곤에 시달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새 해결사로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나선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지난의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4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B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베스트11을 대폭 교체해 첫 승을 사냥한다.

본프레레 감독이 고심 끝에 내놓은 새 진용은 요르단전 무득점에 그쳤던 공격 라인의 물갈이와 포백(4-back) 수비로의 전환이 골자다.

발목과 허벅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한데다 후배들과 손발이 잘 맞지 않았던 간판 공격수 안정환(요코하마)을 과감하게 제외한 것이 가장 충격적인 조치.

이에 따라 후반 조커 정도로 예상됐던 차두리가 이동국(광주)과 함께 최전방 투톱을 형성한다.

평가전에서부터 요르단전까지 2경기 연속 호흡을 맞췄던 안정환-이동국 카드가 번번이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던 점을 감안해 스피드와 파이팅이 좋은 차두리를 안정환 대신 넣는다는 것.

또 본프레레 감독이 3-5-2 포메이션을 포기함으로써 미드필더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설기현(안더레흐트)이 원래 자리인 왼쪽 날개로 돌아가고 수비력이 좋은 이을용(서울)이 전격 기용돼 김남일(전남)과 함께 중원을 책임진다.

본프레레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이을용을 왜 쓰지 않느냐는 물음에 "요르단이 수비 위주의 팀이라 기용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대표팀 수비 라인에 구멍이 뚫리게 되자 곧바로 이을용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는 박지성(에인트호벤)과 정경호(울산)가 경합을 벌이고 있어 누가 베스트 멤버로 나설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박지성은 "지금 충분히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몸상태"라며 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휴식과 훈련량 부족으로 박지성의 체력 수준이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경호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전반 두어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친 뒤 후반 문책성 교체를 당한 바 있어 선발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UAE전의 가장 큰 변화는 최진철(전북)과 김태영(전남)의 공백에 따라 스리백을 포기하고 포백 수비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것.

최진철은 요르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한 경기 출장정지를 당했고,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을 보였던 김태영은 회복이 늦어지는 바람에 22일까지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사실상 선발 기용이 물건너간 상태다.

허정무 수석코치 등 코치진과 3시간 동안 대책 회의를 가진 본프레레 감독은 결국 이영표(에인트호벤)을 원래 주 포지션인 윙백으로 돌리고 박진섭(울산)을 오른쪽 윙백에 전격 투입하기로 했다.

최진철의 공백을 메워줄 박재홍(전북)은 이민성(포항)과 함께 중앙에서 포백 수비라인을 완성한다.

그러나 경기 당일인 23일 김태영이 극적으로 회복된다면 포백 시스템 구상이 또다시 원상회복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연합뉴스)

한편 이에 맞서는 UAE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로 B조 최하위로 평가받고 있지만 20대 초반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어 패기만큼은 만만히 볼 수 없다.

UAE는 그러나 한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승5무6패로 약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첫 경기에서 쿠웨이트에 1-3으로 패한 부담까지 안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벅찬 상대는 아니다.(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