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떠나는 시립무용단 안은미(40) 상임안무자

입력 2004-07-22 08:59:12

"유럽에 한국무용 심고 올게요"

"그동안 무용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신 대구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든 이곳을 떠나게 됐지만 앞으로도 대구 무용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최근 사의를 표명한 대구시립무용단 안은미(40) 상임안무자는 오랜 동안 정들었던 대구를 떠나는 것이 내심 아쉬운 듯했다.

"한마디로 시원섭섭합니다.

처음 대구에 올 때 2년만 있을 생각이었죠. 하지만 무용에 대한 높은 대구시민들의 열정에 반해 3년 반을 끌게 됐어요."

2000년 12월부터 대구시립무용단을 이끈 그녀가 재임되면서 오는 12월 12일까지 계약기간이 늘었지만 도중 그만둔 이유는 뭘까.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좋은 공연 제안이 많이 들어왔어요. 자기계발을 위해 더 늦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요. 에너지가 다하는 그 날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제 욕심도 많았고요." 그래서 그녀는 지난 7월 대구시립무용단 제45회 정기공연도 객원안무자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미련 없이 떠나기 위한 수순이었다.

'빡빡 민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녀의 톡톡 튀는 예술세계는 그동안 보수적인 대구시민들에게 '춤도 즐겁고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특히 무용계에서는 드물게 고정팬까지 생기는 등 그녀의 역동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매력은 남달랐다.

"새로 만든 '안은미 컴퍼니'라는 현대무용단으로 오는 2007년까지는 베를린 등 유럽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조만간 좀더 성숙해진 안은미로 대구시민들을 찾을 날이 오겠지요." 대구시민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평생 간직하겠다는 그녀는 앞으로는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녀의 선택이 '안은미 무용'의 깊이를 한층 더해 대구시민과의 아름다운 해후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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