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와 열대야로 짜증나는 여름 밤. 시원한 산바람, 밤바람이 그립다.
잠이 오지 않는 한밤에 배낭을 꾸려 산에 오르면 어떨까. 직장일을 마치고 서너시간 산을 즐긴 뒤 다음날 멀쩡하게 출근하는 '올빼미 등산족'들도 있고 저녁 시간 가족단위로 야간 등반을 하는 이들도 많다.
빌딩 숲을 안고 도심인근의 산을 찾아 보자. 팔공산은 낮과 밤, 계절에 관계없이 대구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등산코스다.
이곳으로 야간산행을 하는 등산객들도 있지만 가족끼리, 친구끼리 불쑥 찾기에는 다소 부담이 간다.
그렇다면 도심에 인접한 곳을 가보자.
여름 야간산행은 한낮의 땡볕을 피하면서 산 정상에서 쏟아지는 별빛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도시의 화려한 야경은 추가 보너스.
올빼미 등산족 박운도(43.회사원)씨. "불야성을 이룬 도심을 발 아래로 하고 시원한 약수를 들이켜며 얼굴에 찬물을 한번 끼얹어 보세요. 그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가족끼리 야간산행은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 그는 틈만 나면 산성산쪽으로 가족들을 이끌고 야간 등행을 한다.
◇코스
성서지역은 와룡산이 여름밤 산행코스로 제격이다.
휴일 낮에도 최소 수천명이 찾지만 여름밤에도 적잖이 찾는다.
달서구청이 산행자들을 위해 가로등과 약수터를 만들어 야간산행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계명문화대쪽에서 세방골까지 종주를 하더라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 오르면 북구에서부터 서쪽으로는 월배와 화원, 동쪽으로는 수성구 범물동까지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성구쪽은 산성산 초입의 등행길이 좋다.
잠수교쪽 정암사에서 산성산 오르기 전의 비탈길을 돌아오는 길은 산행 30분, 하산 20분 구간으로 평소 자주 접하던 풍광이지만 신천대로변과 들안길의 화려한 야경, 승용차 행렬이 감탄을 자아낸다.
달서구 달비골쪽에서는 임휴사에 이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가파른 길을 30여분 오르고 나면 임휴사의 약수를 마시며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
밤 산사의 목탁소리, 풍경소리는 마음의 때까지 씻을 수 있다.
덕원고 뒤쪽의 야산, 가파르지만 수성구 지산동 호반아파트 뒤쪽의 산기슭도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곳은 신천과 주요 가도를 따라 흐르는 불빛이 아주 멋지다.
◇주의할 점
야간 산행은 주간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고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일단 혼자서 산행을 하거나 술에 취해 산행을 하면 안된다.
또 너무 깊은 산속에 들어가는 일도 없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손전등, 휴대전화, 호루라기 등 외부에 연락할 수 있는 도구와 구급약, 긴팔외투 등 응급장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코스는 익숙한 곳을 택해야 한다.
굳이 정상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휴식 시간을 합쳐 3시간 안팎의 코스가 적당하다.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계곡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능선이 적당히 섞이면 산행이 더 즐겁다.
랜턴은 머리띠 형이 편리하다.
시중 등산용품점에서 3만~5만원에 판매한다.
하산은 올라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 내려오면 된다.
밤길이기 때문에 원근감이 떨어지고 헛발을 디딜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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