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때 방송 앵커출신 대변인으로 대결을 벌인 한나라당 전여옥,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이 각각 정치 입문 전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했던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전 의원은 입당 직전 한 기고문에서 "박 의원은 스스로 벌고 쌓은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정치적 유산의 상속자로서 살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라는 여성정치인에 대해 회의적이다" 라고 폄하했다.
▲더 나가 "박정희는 죽었지만 딸 박근혜를 통해 일종의 '유훈 정치'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박근혜 의원을 대표로 선택한다면 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다"라는 폭언에 가까운 평가를 했다.
그러나 전 의원을 비롯한 비판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당대표가 된 박근혜는 무서운 바람몰이로 만신창이된 한나라당을 기사회생 시켰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몇 년 전 펴낸 자신의 책에서 "박근혜가 정치 입문 수년만에 명실상부한 '성숙한 정치인'으로 자리잡은 것은 한국의 경제 성장 만큼이나 놀라운 성과"라며 찬사를 보내고 "박근혜는 그 어떤 자리에서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꼿꼿하고 단아한 자세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다"며 높게 평가했다.
▲박 의원은 반대당 대변인이 된 후에도 "90년대 초부터 박 의원을 여러 차례 인터뷰했는데 내공이 많이 쌓여 있고, 인내심이 대단하고, 또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있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며 박근혜에 대한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당혹스럽게 된 전 의원은 "박 대표를 아꼈기 때문에 그런 글을 썼다"며 "여성 정치인으로서 비상한 능력과 식견, 풍부한 경험을 지닌 분"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에 올랐다.
총선 땐 릴리프였지만 이젠 명실상부한 한나라당 에이스가 됐다.
앞으로 훨씬 다양한 평가와 공격, 주문이 쏟아질 것이다.
벌써 같은 당 한 의원으로부터 "어느 날 갑자기 탤런트처럼 등장한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망한다"는 독설을 들었다.
한국 정치지도자의 길엔 이처럼 안팎의 견제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박 대표는 그런 험난한 가시밭길을 어떻게 헤쳐갈까.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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