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로 선교 떠나는 류강하 신부

입력 2004-07-20 12:20:16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위해 여생 바칠 터"

류강하 안동 가톨릭상지대학 학장이 11년간의 학교생활을 마감하고 케냐로 선교를 떠난다.

그는 이 곳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며 여생을 마칠 생각이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고 그 출발은 가정입니다.

" 류학장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 베푸는 애정과 인성교육을 바탕에 두고 교과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학교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한다.

"전문대학교육의 현안은 대책없는 양적 팽창과 교육사업을 빙자한 일부 운영자들의 저급한 상업주의 등으로 상실한 정체성을 되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문대학은 전문기능인 양성에 지표를 두고 가용 재원을 교수와 학생에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한 4년제 대학 흉내내기와 이벤트성 학교홍보 등에 여력을 소모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70년대 긴급조치위반으로 옥고를 치르며 경북북부지역 재야 민주화운동을 이끌기도 했던 류학장은 우리 정치사회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소회를 남겼다.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이 국가 운영 주체가 돼 개혁을 화두로 새정치를 부르짖고 있지만 국민의 가슴속을 파고 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불안하고 미숙해 보인다고 할까요." 통합과 상생을 얘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계층간 분열이 심화돼 그 대립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국정 전반은 사람만 바뀌었지 무엇이 바뀐지도 모를 정도로 의구심이 간다는 것이다.

류학장은 22일 케냐로 출국한다.

초청은 받았지만 아직 성당도, 기거할 집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년에 이국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설렘이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고 했다.

"조국과 국민에게 평화와 안식이 깃들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행여 건강을 잃을까 멸치조림 반찬을 챙겨주는 교우분들에게 더없는 감사를 드린다" 고 말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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