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한국, 월드컵 4강 잊어라"

입력 2004-07-19 07:57:11

"한국은 월드컵 때 이뤄낸 좋은 성과만을 기억하면서 아직도 꿈꾸는 중이다.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02한일월드컵 4강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축구에 일침을 놓았다.

본프레레 감독은 18일 2004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중국 지난에서 국내 취재진과 환담을 갖고 "선수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꾸 좋았던 결과만 기억하고 과거에 묻혀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월드컵 4강팀의 일원이었다는 일부 선수단의 스타의식과 당시의 성과를 기준 삼아 지나친 기대심리를 버리지 못하는 팬들의 태도를 모두 지적한 것.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에게 2002한일월드컵은 이미 끝났고 바닥에서부터 새로 시작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열번도 넘게 했다. 우리가 좋은 팀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중에서도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의 스타의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자만심을 갖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스로 강하다고 믿는 것은 좋다. 하지만 매 경기마다 그러한 사실을 증명해보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강하고 상대는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다"고 꼬집었다.

취임한 지 2주일을 갓 넘긴 본프레레 감독의 이같은 시각은 한국이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 몰디브, 오만 등에 잇따라 발목을 잡히는 '약팀 징크스'에 시달린 사실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려줬다.

본프레레 감독은 "월드컵 4강팀인 한국은 웬만한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입장이 됐지만 상대적으로 약팀들은 한국을 이겨보겠다는 목표로 투지를 발휘해 실력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의 대표팀 운용에 대해 "아시안컵에서 선수들의 정신력과 플레이를 확인한 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저울질해 구성할 생각이다. 성인대표팀 선수들은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실력과 하고자하는 의지를 증명해야 하고 올림픽 멤버들은 선배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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