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주말 안방 점령

입력 2004-07-17 08:56:48

박마탄 왕자님-신데렐라 알콩달콩 사랑 마법

지난 11일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시내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김미영(25.북구 구암동)씨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봐왔다는 김씨는 "웬만한 일이 아니면 주말 저녁에는 아예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며 "다음날 케이블TV에서 방송되는 재방송까지 한 회당 3,4번 보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일대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토,일요일 밤 9시50분만 되면 TV 앞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삶의 행복으로 여길 정도다.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선주(napurm)씨는 "지난 월요일부터 출장을 다녀와서 바로 토요일 저녁에 파리의 연인을 보면서 환영받는 기분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는 시청률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11일 '파리의 연인'은 46.1%의 시청률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SBS가 시청률 기준으로 삼는 서울.수도권 지역에서는 무려 48.4%로까지 치솟았다. 전날인 10일 방송분에서는 42.5%, 주간 시청률은 44.2%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주보다 2.2% 포인트 오른 수치.

이처럼 '파리의 연인'에 들뜨고 흥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결말을 궁금해 하는 네티즌들 사이에 가짜 시나리오들이 나돌아 결국 담당 작가가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가짜 시나리오에는 기주와 태영이 이복 남매라거나 마지막에 박신양과 김정은이 동반 자살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됐다.

요즘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주간 '파리젠느', 월간 '여성젠느' 등 여성 잡지의 표지 형식을 빌린 패러디물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국한된 게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40,50대 여성들도 '파리의 연인'에 환호한다.

40대 주부 김모(45.수성구 지산동)씨는 "어수룩하고 모자란 듯한 김정은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며 "드라마를 보면서 한참 웃고 나면 한 주간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17일 방송분에서는 태영과 기주가 키스를 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방송된다. 이 광경을 수혁과 윤아가 목격하게 된다. 18일에는 태영을 둘러싼 수혁과 기주의 갈등이 깊어지고 중대한 결심을 한 수혁이 디자인팀에 합류하는 장면이 전파를 탄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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