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경선의 모양새가 우습게 되어가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재미없게 흘러가던 경선양상이 9일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등장으로 흥미의 요소를 갖추는 듯했으나 홍의원이 6시간 만에 출마를 철회함으로써 홍의원은 물론 당까지 스타일을 구기게 됐다.
이날 오전 출마기자회견을 할 때만 해도 홍의원의 기세는 자못 등등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 본연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적당히 웰빙하는 2중대 정당은 안된다"며 박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당 주변에서는 박근혜라는 '거인' 한사람과 몇몇 '난장이'들의 싸움으로까지 비하되었던 경선이 홍 의원의 출현으로 어쨋든 볼거리는 생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이같은 기대는 이날 오후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돌연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곧바로 홍 의원이 출마를 번복하면서 "지금 장난하는 거냐"라는 비난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를 내기 위해 서울지역 의원들이 모였을 때만 해도 원 의원이 안 나오겠다고 해서 출마선언을 했는데 돌연 출마하겠다고 하니 선배인 내가 양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의원 2사람이 모두 출마하면 표분산으로 둘다 최고위원에 당선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순위경쟁에서 원 의원에게 밀릴 경우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당 주변의 시각이다.
원 의원의 출마도 비웃음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원 의원은 출마의 변에서 "수요조찬모임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을 거면 모임에서 탈퇴하라'고 강권해 수락했다"며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주변의 요청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무던히 튈려고 노력해온 점에 비춰 출마는 그의 정치적 야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솔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은 박 전대표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들고나면서 모양새가 우습게 되어가고 있다.
한편 박 전대표는 10일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속적인 당 개혁으로 한나라당을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이끌어가는 정책정당, 원내정당, 디지털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