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마니아들

입력 2004-07-08 09:20:48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다'

"내 한계에 도전하고 이겨내는 성취감 때문에 하지요. 대회때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결승점에 다다르면 또 다음 대회출전을 떠올려요."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엮은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마니아 정지윤(34·유치원 원감)씨. 그녀는 도무지 철인 3종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입문한 지 1년밖에 안됐지만 벌써 지난달 속초대회를 비롯해 5개 대회나 출전했다.

기록도 올림픽 코스(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에서 2시간 43분을 주파하는 수준급.

"평소 수영을 좀 했기 때문에 나의 한계에 도전해 보고 싶어 철인3종에 도전하게 됐어요. 기록을 조금씩 향상시키고 나도 몰랐던 내면의 힘을 발견할 때는 뿌듯하죠."

인간의 한계를 즐기는 철인, 철녀들이 늘고 있다.

지역에서는 대구철인클럽, 강북철인클럽, 달리는철인들, IM226, X-ironman 등 5개클럽에서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동호인들이 확산되고 있다.

마침 11일 대구대 문천지 일원에서 제1회 대구시장기트라이애슬론대회가 열려 지역 철인3종 마니아들의 가슴을 부풀리고 있다.

철인3종 선수겸 전도사로 맹렬히 뛰고 있는 강승규 계명대 교수는 "철인 3종은 힘든 경기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운동으로 정착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영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도전해 생활의 변화, 내면의 변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장비구입 비용이 만만찮은 것이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넓은 바다에 뛰어들어 힘찬 물보라를 일으키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한계에 다다른 몸을 이끌고 마지막 힘까지 동원해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철인3종에 도전해보자.

◇철인 3종 경기란=1978년 미국 해군 J 콜린스 중령이 하와이의 와이키키 바다 수영(3.9㎞)과 하와이 도로사이클(180.2㎞), 호놀룰루 국제마라톤(42.195㎞)의 3개 대회를 한 사람이 쉬지 않고 경기하도록 구성한데서 유래했다.

경기 특성상 수영이나 마라톤을 즐겨 하던 사람들이 주로 도전한다.

철인 3종경기는 철인코스와 올림픽코스로 나뉜다.

철인코스(킹코스, 풀코스)는 수영'사이클'마라톤 226.3㎞로 구성된다.

올림픽코스는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합계 51.5㎞)를 달리는 단축경기다.

아이언맨 대회는 모든 코스를 17시간내에 주파해야 '아이언맨(iron man)'의 칭호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10회가 넘는 대회가 열리며 각 지역 트라이애슬론 연맹과 많은 인터넷 클럽, 동호회가 활발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입문하기=철인3종경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철저한 준비와 훈련이 없으면 완주하기 힘들다.

시작하기전에 자신의 신체수준과 운동능력을 파악한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수영을 할 줄 알면 큰 문제가 없다.

수영이 가능하면 사이클과 마라톤 실력을 차근 차근 쌓아 대회 출전에 노크할 수 있다.

종목이 3개나 되다 보니 체계적인 준비와 계획이 중요하다.

전문가나 동호회 유경험자들의 조언을 받아 훈련스케줄을 짜서 꾸준한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기록을 달성하면 수영, 사이클, 마라톤 중 가장 자신있고 좋아하는 종목을 자신의 주 종목으로 정한다.

보통의 경우 시작하기전에 해오던 수영이나 사이클 또는 마라톤중에서 고르고 그렇지 않다면 흥미와 재미가 있는 종목을 주 종목으로 정하면 된다.

한 종목을 자신있게 해내면 다른 두 종목도 주 종목의 실력에 맞게 조금씩 향상돼 간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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