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상임위원장 사상 첫 경선 안팎

입력 2004-07-05 11:50:43

한나라당은 5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정당사상 처음으로 의원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8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당내 민주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한나라당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경선준비 과정에서 상호비방과 골프 및 식사 접대 소문이 잇따르는 등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지역 의원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이해봉(李海鳳), 농림해양수산위원장 김광원(金光元) 의원이 선출됐다.

또 재경위원장에는 김무성(金武星), 산업자원위원장에는 맹형규(孟亨奎) 의원이 선출됐으며 최연희(崔鉛熙).이경재(李敬在).황우려(黃祐呂) 의원은 각각 법제사법, 환경노동, 교육 위원장 후보에 단독 출마, 위원장 선임이 확정된 케이스다.

여성특별위원장에는 김애실(金愛實) 의원이 선출됐다.

결과를 볼 때, 한나라당에 배정된 8개 상임위 중 경선을 거쳐 2개를 대구.경북이 차지한 셈이다.

특히 속내를 들여다보면 석연찮은 구석이 적지 않다.

거중 조정이 안돼 대구.경북 의원끼리 자중지란을 겪었고 농림해양수산위는 이상배(李相培).김광원.권오을(權五乙) 의원 등 3선의 경북 의원이 나란히 도전하는 바람에 진통이 빚어졌다.

지난 3일과 5일 경북 의원들이 부랴부랴 회동,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아 갈등만 낳았다.

"감투욕심 앞에선 선후배도 몰라본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세 사람 중 연배가 가장 많은 이상배 의원이 막판 뜻을 접긴 했어도 마음이 상한 뒤였다.

○…재경위원장 문턱에서 좌절한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경선이 끝나는 시점까지 마음을 졸였다.

당초 상임위원장에 제일 먼저 안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 상임운영위원인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나서는 바람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게다가 김 의원 쪽에는 부산.경남 의원들의 전폭 지원에다 민주계 의원까지 힘을 보태 박 의원의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과기정위원장으로 현 대구시지부장인 이해봉 의원이 임명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과 대구 테크노폴리스 사업전망이 한층 밝아지게 됐다.

이 의원은 당초 행자나 건교 위원장을 노렸지만 여당 몫이 되는 바람에 U턴, 과기정위를 택했다.

경쟁자인 김영선(金映宣) 의원이 "이 의원은 과기정위를 거치지 않은 '굴러온 돌'"이라는 주장을 폈으나 대세를 뒤집진 못했다.

○…대구.경북을 대표한 임인배 의원에 맞서 수도권 지지를 받은 맹형규(孟亨奎), 부산.경남 단일 후보인 김용갑(金容甲) 의원간 산자위원장 자리 대결은 흥미로웠다.

한나라당 텃밭을 둘러싼 세 지역간 자존심 대결인데다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고 마타도어도 가장 심했다.

그러나 당내 의원 모임인 '국민생각'을 이끄는 등 나름의 지지세를 확보한 맹 의원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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