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윔블던 남자단식 2연패 달성

입력 2004-07-05 08:01:37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1위)가 윔블던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2년 연속 정상을 밟았다.

디펜딩 챔피언 페더러는 5일 새벽(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앤디 로딕(미국.2번 시드)을 맞아 2시간30분의 접전 끝에 3-1(4-6 7-5 7-6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올시즌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페더러는 이로써 99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을 차지한 앤드리 애거시(미국)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개의 그랜드슬램 대회를 제패하면서 세계 최강자의 자리를 굳혔다.

반면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메이저대회 2승에 목말랐던 로딕은 빠른 스피드의 서비스를 앞세워 생애 처음 윔블던 우승을 노렸으나 현역 최고의 테크니션인 페더러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2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1, 2위가 맞붙은 이날 결승에서 다소 몸이 덜 풀린 듯 페더러는 시속 230㎞에 달하는 서비스를 작렬시키며 강하게 몰아붙인 로딕에 1세트를 빼앗겼으나 차분한 리턴과 구석을 찌르는 백핸드 스트로크를 내세워 반격에 나서 2세트를 획득했다.

이어 3세트에서 2-4로 뒤지던 페더러는 비로 경기가 30분간 중단됐다 속개되자 흐름을 완전히 빼앗으면서 타이브레이크까지 몰고 가 세트를 따냈고 4세트에서 의욕이 앞선 로딕을 차분하게 요리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페더러는 이번 우승으로 60만2천500파운드(약 12억6천만원)의 상금을 챙겼고, 잔디코트에서 24경기 연속 승리해 피트 샘프라스와 존 매켄로(이상 미국)의 23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페더러는 경기후 "선망의 대상인 윔블던 챔피언을 2번이나 차지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로딕도 충분히 이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만한 자격이 있으며, 우리는 다시 여기서 만나 겨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딕은 "페더러는 너무 훌륭한 선수다"며 "가장 좋아하는 윔블던 무대에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다음 우승의 의지를 불태웠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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