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초만에 국수 4천96가락...기네스북 요리사 마크 파이씨

입력 2004-07-05 08:51:19

"서민들이 고급 중국요리를 즐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미국풍의 중국식 퓨전요리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2일 레스토랑 체인점 개점차 대구를 찾은 마크 파이(Mark Pi.59)씨는 미국 400대 레스토랑 체인에 선정된 '아시안 컨셉츠(Asian Concepts)'의 회장으로 자수성가한 인물. 중국계 미국인인 그의 이번 한국행은 감회가 남다르다. 30여년 만에 '제2의 고향'인 대구를 찾은 것. 중국 산둥성 출신의 화교인 그는 어린 시절을 대구에서 보냈다. 그 때 맺은 인연이 이번에 레스토랑 체인점 개점으로 이어졌다. 대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 인근에 최근 문을 연 미국식 퓨전중국요리점 '상하이 그릴'이 그것. 이 체인점은 인도 뉴델리에 이어 대구가 두번째다.

파이씨는 26세 때인 1971년 주방장 자격증과 50달러만을 달랑 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도미 후 그가 시작한 일은 시카고의 한 중국식당의 주방장. 타고난 근면성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몇 달 뒤 자신의 식당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전역에 자기 이름의 식당을 세우는 큰 꿈을 가졌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중국음식을 찾아 8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자동차로 돌아다녔다. 당시 그의 차 트렁크에는 수백 장의 식당 메뉴판이 쌓였다.

온갖 고생끝에 그는 1978년 'China Gate'란 첫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톨레도와 오하이오에 개점했다. 현재 고급 미국식 중국레스토랑인 'China Gate'와 대중적인 취향의 'Shanghai Grill', 패스트푸드식인 'Express' 등 50여개의 프랜차이즈점을 거느리며 미국 내 동양식당의 체인점으로는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파이씨는 특이한 기록을 갖고 있다. 반죽한 밀가루 덩어리를 짧은 시간에 국수로 뽑아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기록보유자다. 1분내 국수를 2천48가락을 뽑아 기록을 세운 것이 지난 1982년. 그 후 3번의 기록 경신 끝에 1993년 미국 NBC쇼에서 41.34초만에 가는 실 같은 국수를 4천96가락을 뽑는데 성공했다. 이 기록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비결에 대해 그는 "어릴 때 한국에서 태권도(공인 3단)를 배웠어요. 그 때 기른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답했다.

성공한 사업가로, 최고의 요리사로 직원들에게는 전설적인 인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파이씨는 "깨끗한 정신과 빠른 판단력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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