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그라운드에 그리스 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개막전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제압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그리스는 8강에서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를 넘은 데 이어 4강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체코마저 따돌리고 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그리스는 2일 새벽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강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연장 전반 15분 터진 트라이아노스 델라스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체코를 1대0으로 꺾었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그리스는 5일 새벽 3시45분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지난달 13일 2대1로 이겼던 포르투갈과 대망의 패권을 다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5위로 이번 대회 이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그리스는 유럽축구사의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기록될 돌풍을 몰아치며 사상 처음 '앙리 들로네(우승트로피)'에 도전장을 내게 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못한 '유럽 변방 축구의 기적'을 일으킨 한판 승부였다.
'제2의 히딩크'로 불리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이 조련한 아테네 전사들이 치밀한 수비 조직력과 강인한 체력으로 이번 대회 4전 전승을 달리던 체코의 파죽지세를 잠재웠다.
레하겔 감독이 선택한 강한 미드필드 압박을 통한 체력전, 프리킥과 코너킥을 통한 세트플레이 공략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유럽 '올해의 선수' 파벨 네드베드가 중원을 지휘한 체코는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고 파상 공세를 펼쳤다.
체코는 그러나 팀 리더인 네드베드가 전반 33분 문전 슈팅 도중 수비수와 부딪혀 무릎을 다친 뒤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7분 만에 블라디미르 스미체르와 교체돼 나가면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체코는 후반 12분부터 5분 간 카렐 포보르스키, 콜레르, 로시츠키가 연달아 슛을 날리며 문전을 위협한 데 이어 후반 35분과 38분에는 콜레르와 바로스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회심의 슈팅이 모두 왼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 땅을 쳤다.
전.후반을 득점없이 비겨 연장에 돌입한 양팀은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정신력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그리스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기적같은 결승행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경기 내내 콜레르를 꽁꽁 묶었던 중앙 수비수 델라스였다.
델라스는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차르타스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얻어내자 재빨리 공격에 가담한 뒤 문전으로 감겨 올라온 센터링을 체코 수비수들이 미처 점프할 틈도 없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잘라먹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실버골제로 경기가 이어졌으나 '민머리 포청천' 피에르루이기 콜리나 주심은 그리스의 결승 진출을 알리는 종료 휘슬을 불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