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 속 海外창구는 '북적'

입력 2004-07-01 11:47:18

경제는 시스템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경제 주체들이 일로매진해야만 목표가 달성된다.

손과 발이 따로 논다면 그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국론 분열과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최근 한국경제가 극심한 내수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유학.해외여행 경비는 오히려 급증하는 것을 보면 '몸' 따로, '마음' 따로 식의 이율배반적 경제행위가 만연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유학 및 연수 목적의 대외지급액은 8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 액수다.

또 해외 친척이나 가족에게 보낸 증여성 송금과 해외 이주비, 교포 재산반출액 등은 6조5천억원으로 23% 증가했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피크를 이루고 있는데 올들어 5월까지 내국인 해외여행자수는 337만4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30.6% 늘어났다.

이로써 외환위기 이후 흑자를 보인 여행수지는 올해 50억달러 적자로 반전,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와 지식기반산업 시대에 해외여행과 해외연수를 나무랄 수는 없다.

문제는 그것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생산적 투자'가 아니라 관습적이거나 전시적인, 혹은 앞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국부 유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실 상당수 국민들이 "이민가고 싶다"는 한탄에 내심 동의하는 마당이 아닌가.

여기에다 부채가 1천652억원인데도 공무원 해외연수, 부부여행 등에 올해 예산 2억원을 편성한 경산시의 경우처럼 행정적.관료적으로 이미 '담보된' 해외 여행이 성행하고 있으니 마치 딴 나라 일처럼 들린다.

지금 내수경기가 하반기에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은 너나없이 내수판매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연초 6%성장 전망에서 이제는 4% 성장까지 점쳐지고 있다.

경제는 무엇보다 '국민화합'이 기초가 돼야한다.

비생산적 해외여행 절제에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시점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