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강추'피서지 3선

입력 2004-07-01 09:13:56

함양 용추폭포

땅밑까지 뚫을 기세다.

장쾌하게 내리꽂히는 하얀 물줄기에 가슴까지 얼어붙었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상념을 잊고 자연의 소리에 온통 귀를 기울인다.

우르르-탕-탕. 요란하게 포효하는 물은 불볕 더위도 삼켜버릴 듯 지축을 뒤흔든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 일을 자기 몸으로 씻어내려는 기세다.

장맛비로 불어난 엄청난 양의 폭포수에 벌써 여름이 얹혀 있다.

7월. 본격적인 휴가철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용추폭포로의 여정은 이미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여름의 시작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기 위함이다.

용추(龍湫)란 이름을 가진 폭포가 여러 곳 있지만 경남 함양군 안의면의 용추폭포와 용추계곡은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한다.

용추사 어귀에 있는 용추폭포는 높이 15m로 꽤 큰 폭포다.

수직으로 내려치는 위용에 계곡마저 맑디맑은 모습으로 얼굴을 드러낸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폭포수를 받아내는 용호(龍湖)가 듬직하다.

'비류직하십여장(飛流直下十餘丈)'. 어느 옛 시인의 감흥처럼 기암절벽을 뒤흔드는 물줄기가 신비롭고 장엄하다.

달력을 들추는 손길이 많아졌다.

10년만에 최고의 무더위가 되리라는 예보.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 고민이 앞선다.

계곡과 바다, 강변, 아니면 섬이 좋을까. 아무래도 여름에는 물이 우리에게 친숙하다.

본격적인 바캉스철을 맞아 전국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맑은 계곡.울창한 원시림

◆함양 용추계곡

맑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몇 시간의 등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용추계곡은 용추폭포를 중심으로 7㎞ 가량 이어진다.

용추계곡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물이 깨끗하고 쉬 마르지 않아 마음놓고 휴식하기에 그만이다.

콸콸 흘러내리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난 오솔길을 걷는 것도 운치를 더한다.

용추계곡 입구의 심원정에 올라서면 마음까지 맑아진다는 청신담과 층층이 포개진 화강암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용추계곡 끝자락에 있는 '용추자연휴양림'은 아담하고 멋스럽게 꾸며진 오두막들과 넓은 주차장, 물놀이장과 전망대 등 각종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자연휴양림에는 남덕유산의 줄기인 기백산과 황석산으로 오르는 등반로가 있어 산행도 가능하다.

▷가는길:88고속도로→거창IC→3번국도→안의면 신안삼거리→용추계곡 방향 6km 진행→기백산 용추사 일주문

*이국정취 해상관광공원

◆거제시 외도

꽃과 나무, 바다와 정원이 한데 어우러진 외도는 선인장.코코아야자수 등 30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천연 동백림이 조화를 이루는 해상관광공원. 섬에는 편백나무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 대나무가 우거진 '대죽로', 영국 궁전의 정원을 본뜬 '비너스가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잔디밭이 조성된 조각공원, 바다풍경이 보이는 자그마한 교회 '명상의 언덕', 달팽이집 모양의 나선형 건물인 '파라다이스 전망대' 등 다양한 이국적 풍물이 볼거리다.

개인 소유의 관광농원인 외도는 30년 전 개발된 곳으로 지금은 해금강과 함께 거제를 대표하는 명소다.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건축물과 기암절벽, 대규모 수목원, 세계 각국의 정원을 한자리에 모아놓아 우리나라 작은 섬들 중 가장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대히트를 치면서 촬영장이던 이곳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거제도의 장승포.구조라.학동.와현리 등에서 배편을 이용하면 된다.

▷가는길:구마고속도로→마산→고성→통영→거제→외도

*자연이 빚은 퇴적예술 걸작

◆변산반도 채석강

채석강은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과 그 오른쪽 닭이봉 일대 1.5km의 층암 절벽과 바다를 일컫는다.

선켐프라이대에 화강암.편마암을 기층으로 하고 중생대 백악기(약 7천만년 전)에 퇴적된 해식단애가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은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어 태고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자연이 빚은 퇴적 예술의 걸작이라 할 만큼 경관이 빼어나고 다른 퇴적암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조가 많을 뿐 아니라 퇴적과정이 절벽에 입체적으로 잘 드러나 있어 학술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한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 마시다 물에 비친 달빛 모습에 반해 물에 뛰어 들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해 붙여졌다.

여름철에는 해수욕을 즐기기도 좋고 빼어난 경관 때문에 사진 촬영이나 영화 촬영지로도 손꼽힌다.

채석강에서 해수욕장을 건너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붉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적벽강도 만날 수 있다.

▷가는길:88고속도로→고서JC→호남고속도로→광주TG→정읍IC→흥덕/줄포/영전검문소→내소사입구→격포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사진.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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