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면세油 수수료 징수에 농민들 반발

입력 2004-06-30 13:56:42

7월1일부터 농협에서 농업용 면세유류 구입가의 2%를 수수료로 징수하기로 하자 농업인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협은 1일부터 윤활유를 제외한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가스 등 면세유류를 대상으로 공급가의 2%(ℓ당 약 8원)에 해당하는 취급수수료를 농업인들에게 부과해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가 9대1로 나눠 갖는다고 발표했다.

면세유류 판매가에 면세유 수수료를 가산해 농업인에게 판매한 후 면세유류 판매업자로부터 농협이 간접 징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 1월1일 조세특례 제한법을 개정,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면세유 사용 농업인으로부터 수수료를 징수토록 했으나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감안, 그동안 시행을 유보해 왔다.

농업인들은 최근의 면세유 공급가격 인상에 이은 수수료 부과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업인들의 반발은 해당 농협에 대한 항의 수준을 넘고 있으며 면세유 소비가 많은 사과 주산지 의성동부농협과 고추 주산지 단촌농협은 면세유 파동이 몰고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북도내 각 농협들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면세유 관련 대책을 논의했으나, 이사회는 정부의 성토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의성의 사과, 고추농들은 "면세유 수수료 2% 징수는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농민들을 살릴 생각은 않고 되레 뒤에서 떠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면세유 정책을 보면 정부가 농민을 살릴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경상북도연합회(회장 박노욱)도 지난 26일 성명을 발표, 좬농업회생과 농가회생을 위해 적극 나서야하는 정부와 농협에서 모든 짐을 농업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농업용 면세유 취급수수료 강제 징수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경북농협의 관계자는 "농협이 받는 연간 수수료액은 약 213억원으로 농협의 연간 소요비용 추정액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이번 조치로 농업인당 연 평균부담액은 2만5천원이 늘었지만 연간 1만ℓ미만을 사용하는 95%의 농업인의 연평균 부담액은 1만1천원 정도"라고 밝혔다.

한편 2003년의 농업용면세유류 총공급량은 295만㎘(공급액 1조2천573억원)였으며 이중 농협의 공급량은 85만㎘로 시장점유율은 28.8%였다.

이와함께 농림부는 직전연도에 농업용 면세유류를 2만ℓ이상 공급받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구매전용카드 제도를 우선 실시하고 연간 사용량이 2만ℓ 미만의 농업인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면세유류구입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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