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기가 막힌다"

입력 2004-06-30 12:04:56

수돗물을 끓이면 유해물질인 '1,4-다이옥산'이 없어짐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수돗물은 끓이면 안전하다'고 내세우고 있는데, 관계 전문가들은 "물을 끓여야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믿고 마실수 있는 수돗물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하고 있어 수돗물의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숙지지않을 것 같다.

대구시 수질검사는 29일 정수된 수돗물 100㎖에 다이옥산 30ppb를 넣고, 3시간 정도 지난뒤 뚜껑을 덮은 샘플과 뚜껑을 덮지 않은 샘플로 구분해 5분간 끓이는 실험한 결과 샘플 2개 모두 다이옥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질검사소는 또 지난 24일에도 같은 실험을 한 결과 '1,4-다이옥산'의 제거율이 90% 정도로 나왔다며, 수돗물을 끓여 먹을 경우 이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질검사소 김영철 수질연구과장은 "실험 결과 1,4-다이옥산은 101℃에서 끓어 기체로 증발됐다"며 "제거율이 90%대가 되어도 건강에 유의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과장은 또 "이날 본 실험에 앞서 30ppb의 다이옥산을 넣은 샘플에서 35.8ppb의 다이옥산이 검출된 것은 실험오차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실험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비판도 만만찮다. 결과적으로 수돗물을 끓이는 '수고'를 거치고 나서야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깨끗한 수돗물'과 거리가 멀지 않느냐는 것.

이순화 영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제거율이 문제가 아니라 '수돗물을 끓여 마시면 안전하다'는 시의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며 "1,4-다이옥산을 배출하는 업체들의 정수처리 시설을 대폭 개선시키거나 1,4-다이옥산을 유발하지 않는 대체원료를 쓰게 하는 등 낙동강에 다이옥산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원천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실험에 앞서 수질검사소에서 열린 수돗물수질평가회의에서 참가 위원들은 1,4-다이옥산 문제와 관련, 시 상수도본부와 경북도.구미시 등 유관 기관이 상호 협력해줄 것을 결의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수돗물 1,4-다이옥산과 관련 29일 오후 열린 대구시 수질검사소 공개분석실험에서 담당 연구사가 뚜껑을 덮은 샘플과 덮지 않은 샘플로 구분해 가열시키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