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호텔 도어맨 이한수(58)씨

입력 2004-06-28 15:02:16

"직업의 세계에서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이지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호텔 '도어 맨(door man)'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호텔인터불고 이한수(李漢守.58)씨. 장시간 서 있어야 하고 순발력과 민첩성이 요구되는 도어맨의 직업 특성상 20대 젊은이들이 주로 하고 있는 일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씨는 "과거 도어맨의 주 임무가 고객이 호텔에 도착하면 차문을 열어주고 짐을 내리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에게 호텔주변의 문화정보, 길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적인 역할까지 해야합니다. 외국 손님의 경우 기본적인 인사나 대화가 가능하도록 어학 실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도어맨 일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때부터. 젊은 시절 건설회사에 몸담으면서 익힌 유창한 영어실력과 고교때 딴 태권도 공인 3단의 강한 체력이 도어맨이 되게 한 밑천인 셈이다.

이씨는 "도어 데스크와 고객이 만나는 짧은 순간에 호텔의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하는 것이 도어맨의 일"이라며 "손님에게 친밀감을 주기 위해 한발짝 앞서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40~50여대의 자동차를 맞이하지만 호텔을 찾은 고객의 차번호, 인상착의 등을 기억해뒀다가 먼저 인사를 건네고 미리 차를 대기시키는 등 고객이 특별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귀띔했다. 실제 이씨가 외우고 있는 차량번호만도 100여개에 이른다. 지역 유명인사들의 면면을 꿰뚫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2월드컵과 2003하계유니버시아드때. 옛날 포도대장 의상을 하고 외국 손님을 맞이해 한국의 고유전통을 널리 알려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자신의 친절을 고맙게 여긴 외국인과 기념촬영한 사진을 집에 걸어두고 보며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호텔에서 젊은이들과 같이 일하다보니 항상 즐겁고 젊어지는 것 같다"며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하지말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체력이 다하는 그날까지 도어맨 일을 계속해 호텔을 찾는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