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근무, 최고참 경찰관 올라

입력 2004-06-28 11:21:12

김기수 영덕경찰서장

"허허, 벌써 세월이 그렇게 돼 버렸네요, 그동안 나라의 녹만 축낸 것은 아닌지…". 37년 3개월간 경찰에 봉직한 김기수(金奇壽.59) 영덕경찰서장. 그가 다음달이면 현직 경찰로는 최고참 경찰관 반열에 오른다.

6월 현재까지 최고참 경찰관인 김종길(60) 전 경산경찰서장이 이달말 경찰을 떠남에 따라 그 명예를 잇게 된 것. 건강 관리를 잘 해서인지 외견상으로는 현직 최고참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밑기지 않는 그는 지난 1967년 3월 2일 임용돼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는 세월동안 치안 일선 현장을 지켰다.

경남 산청 출신인 그는 총경으로 승진한 2002년 1월 청송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면서 경북지방에 발을 디딘 후 지난해 4월부터는 영덕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불필요한 행사를 최대한 줄이는 등 내실 위주로 조직을 이끌어 오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평가.

경위 승진때 한번 시험을 거쳤을 뿐 나머지는 심사를 통과, 승진할 정도로 조직내에서 성실성을 인정받은 김 서장은 자타가 인정해주는 경찰내 노정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울산의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등 노동운동의 한 획을 그은 굵직한 노사분규 현장만 10여년을 누볐다.

"일선에 경찰이 모자라 애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는 김 서장은 후배들에게는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세월이 바뀌긴 했지만 제가 순경이었을 때는 일주일 내내 야간당직을 선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인수자가 10여분 늦으면 인계를 해주지 않고 가버리는 직원들도 가끔 있더군요".

2005년말 경찰을 떠나야 하는 그는 그같이 각박한 삶의 자세를 탐탁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제 꿈요? 솔직히 고백하면 경찰관의 마지막 생활을 고향 산청서 한번 해 봤으면 하는 것입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했던가, 노(老) 경찰관의 고향사랑이 각별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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