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중국 馬車와 소문

입력 2004-06-26 11:25:13

언론학자들은 신문과 관련해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대충 신문의 역사가 200년은 넘어서고 구독자가 많아야 강대국과 부국(富國)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

신문의 발간을 뛰어넘고 전파매체, 멀티미디어로 바로 이행(移行)돼도 잘사는 나라와는 거리가 먼게 세계 언론사에 비춰 봐도 틀린것은 아니다.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미국이 그렇고 유럽에서 그렇게 잘사는 나라가 아닌 에스파냐(스페인)도 신문의 역사는 200년전이다.

가까운 이웃나라인 중국도 우리의 100년 역사를 훨씬 앞섰고 일본도 우리의 갑절이다. 일본의 국민소득과 중국의 국제영향력을 떠올리면 수긍이 간다.

신문이 발달하는 중요 두가지 요인은 중국의 마차(馬車) 발명과 쿠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발명을 든다. 마차는 인쇄매체의 전파 내지 배달체계의 확립쪽보다는 뉴스수집과 운반능력에 의미를 더 둔다.

사람 걸음걸이보다 10배이상 빠른 속도의 말이 끄는 마차의 등장은 뉴스의 수집과 소문(所聞)의 전파에 획기적인 전기(轉機)를 마련한 것이다. 새로운 소문을 적당하게 퍼뜨리고 돌발성의 소문을 수집하는데 유용한 매개물의 등장은 인류의 삶의 다양성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됐다. 쿠텐베르크 인쇄술을 대량전달의 시원으로 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쯠일간신문, 신문의 역사를 독립신문 발간일로 잡는 우리나라 신문의 현재 위상이 예전같지가 않는가 보다. 구독률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신문을 보는 가구수가 100가구 중 43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몇년전의 68가구와는 너무 떨어진 것이다.

OECD국가 중의 최하위라는 안타까운 최근 조사의 결과다. 결국 읽기를 싫어하는 '세계인들의 바람'이 한국쪽으로 휩쓸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성인 1천명당 신문구독인구가 706명이라는 아이슬랜드를 따라 잡자면 신문종사자들의 땀과 신뢰 확보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방송도 사정은 마찬가지일성 싶다. 보도기능측면은 별로라는 조사가 나왔다. 방송진흥원이 최근 공영방송인 KBS.MBC의 심층보도기능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방송매체는 흔히 감성(感性)의 매체라는 옛적의 판단을 확인하듯 이 조사는 공영방송의 기능을 뒤돌아 보게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일본의 NHK나 영국의 BBC 수준과 비슷한 공정성과 균형성 유지를 바라는 국민들 욕구를 충족하라는 명령으로도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신문과 방송매체가 독자나 시청자로부터 전적인 수긍을 받지 못하는 처지인가 보다.

이런 것, 스스로 고쳐야 '외부 개혁의 칼'을 막아낼 수 있다. 특히 신문은.

최종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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