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보듯 인류의 역사는 아직도 전쟁이 쏟아내는 공포와 광기, 그리고 피로 얼룩지고 있다. 정말 인간은 전쟁이란 사슬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가. 한국전쟁 발발 54주년을 맞아 6.25 당시의 모습을 담은 희귀사진 자료가 대거 공개돼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고발, 주목을 끌고 있다.
소설가 박도씨가 지난 2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에 소장돼 있는 사진 자료 중 한국전쟁 관련 500여점을 발굴해 사진집 '지울 수 없는 이미지'(눈빛출판사)를 펴냈다. 이 가운데에는 반공홍보자료 등 책자를 통해 공개된 사진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군이나 미국인 종군기자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수록한 이 사진집에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우리 현대사의 슬픈 장면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45년 해방 직후 태극기 대신 성조기가 게양되는 중앙청에서부터 1954년 포로송환까지의 사진들이 시대 순으로 실려 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의 대구.경북 모습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훈련소에서 출소한 신병들이 전방으로 가기 위해 대구역 광장에 집결한 모습을 비롯해 전장으로 떠나는 아들의 무운장구를 비는 어머니의 모습, 왜관 다부동의 피란민 행렬, 왜관철교, 부역자 처형 모습, 불타는 안동시가지 등이 실려 있다.
전장의 전.후방을 담은 사진마다에는 사람들의 아픈 상처가 세월에 바래지 않고 뚜렷하게 남아 우리들에게 전쟁의 참혹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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