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2명 AP와 통화...AP '판정승(?)'
김선일씨 피랍 비디오 테이프 공방이 일단 AP측
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는 것일까.
외교부 공보관실 소속 모 외무관이 AP통신으로부터 김선일씨의 피랍 여부를 묻
는 문의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 사실이 감사원에 통보됐기 때문에 외형상으로
는 일단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AP측도 테이프를 확보해 이를 공개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을 뿐 아니
라 동영상이 조기 공개됐다면 김선일씨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윤리적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사건이 불거진 것은 김선일씨가 이라크 테러단체에 피살된 다음날인 24일 오전.
AP통신은 김씨의 피랍 초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서비스하면서 AP텔레비전뉴스
(APTN)가 지난 6월 초 이라크에서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나오는 비디오
테이프를 배달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AP는 6월 첫째 주에 김씨의 신원 및 사실 여부를 한국 외교부에 문의했으나 외
교부는 한국인 피랍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김선일씨의 납치시기가 5월31일로 피랍 3주를 넘겨서야 피살됐음이 전해지고 외
교부의 교민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AP의 보도가 전해지자 외교부는 발
끈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24일 오전 서울 AP지국에 누가, 언제, 무엇을 물어봤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AP는 뉴욕본사와 협의중이며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입장을 취하자 AP 뉴
욕본사에 이번 문제는 심각하고 시급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관련사항을 즉시
알려줄 것을 촉구했다.
잭 스토크스 AP통신 대변인은 24일 오후 외교부기자실에 전달한 팩스에서 서울
지국 기자가 김선일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됐는지 여부를 3일 외교
부에 전화로 문의했으나 비디오 테이프의 존재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곧바로 어느 부서의 누가 전화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
적으로 밝히라며 "이를 거부할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AP측을 압박했
다.
신봉길 대변인은 "AP가 정보의 독자적 확인을 언급하며 테이프 대한 언급을 하
지 않았다는데, 테이프 존재를 밝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이라크 위험
지역서 입수한 것이고 한국인이 관련된 것인 만큼 당연히 현지 대사관이나 우리 정
부에 전달해서 확인절차 거쳐야 했다"며 AP의 보도윤리를 겨냥했다.
이어 청와대는 이날 저녁 '김선일씨 피살사건' 처리과정 전반에 대해 감사원의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고 외교부와 AP의 공방은 감사기관의 심판으로 넘어갔다.
AP와 외교부의 공방은 25일 들어 일단 잦아들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직원들의 진술이 담긴 각종 자료를 감사원에 넘겼음을 밝히
고 "감사원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모든 협조를 할 것이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을 기대한다"며 한발 빼는 모습이었다.
이어 이날 저녁 일부 언론에 외교부 사무관이 AP 기자와 통화했음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가자 외교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AP통신측이 외교부 직원의 이름을
알지만 공개하지 않겠다고 해서 저희측은 우리가 파악한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며 "
현재 2명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한 명은 지난 3일 공보관실 소속 사무관이며 또 한 사람은 아.중동국 소속
사무관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두 번째 통화자는 조사 결과 진술 내용이 신빙성이 떨
어진다고 설명하는 외교부 대변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가득했다.
이날 퇴근을 위해 청사를 떠나던 반기문 장관은 "여하간 우리 직원의 일처리를
잘하지 못한 것은 문제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조사
해서 발표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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