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보듬은 인술

입력 2004-06-25 15:59:18

대구가톨릭대병원 우즈벡인 무료 눈수술

"돈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병원이 무료로 수술을 해줘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입원 중인 우즈베키스탄인 노동자 슈라리오(33.여)씨. 그녀는 몇달 전부터 안구가 점점 돌출하고, 눈이 침침해졌으나 형편이 어려워 병원을 찾을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두통과 어지럼증까지 생겨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옆에서 보다 못한 동료들이 그녀의 손을 이끌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 '안와낭종'으로 판정됐다.

오른쪽 안구 뒤쪽에 20mm쯤 되는 혹이 안구를 눌러 시력이 떨어지고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혹이 시신경과 근육을 누르고 있어 신경손상의 위험까지 높았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수술비는 400만~500만원 정도. 슈라리오씨는 돈 걱정 때문에 병원 문을 나서야 할 입장이었다.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병원측은 수술비를 받지 않기로 결정, 지난 14일 그녀를 입원시켰다.

안과와 성형외과가 협조해 눈주위 뼈를 잘라내고 안구 뒤의 혹을 없앴다.

수술을 하기에 이르기까지 의료진들은 '언어의 장벽' 때문에 애를 먹었다.

심지어 수술 동의를 얻기 위해 우리말 소통이 가능한 그녀의 지인(우즈베키스탄인.인천 거주)과 휴대전화로 통역을 해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수술결과는 좋았다.

시력이 '0.4'로 회복됐고 통증도 사라졌다.

그녀는 이번 주말쯤이면 퇴원할 예정이다.

김숙영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심각한데도 돈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도록 방치할 수 없어 병원측과 협의, 무료 수술을 하게 됐다"며 "수술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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