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연 마친 미샤 마이스키·백혜선씨

입력 2004-06-25 13:59:06

"대구관객 감수성·열정 넘쳐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대구 출신의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24일 밤 대구시민회관에서 듀오콘서트를 가졌다.

낭만과 열정, 기교와 원숙미로 펼쳐낸 이들의 연주는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연주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미샤 마이스키는 "한국에는 벌써 10여번 내한 공연을 가졌는데 한국 관객은 음악적으로 매우 섬세한 감수성과 열정을 갖고 있어 연주회 때마다 좋은 교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주 스타일과 음악관에 대해 마이스키는 "음악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며 "나는 음악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보다 진정으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주한다"고 말했다.

마이스키는 연미복을 입지 않는 아티스트로 유명한데 이날도 하늘하늘하고 화려한 블라우스를 입고 무대에 나타났다.

그는 "연미복을 입지 않는 것은 유니폼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헐렁한 블라우스를 고집하는 것은 형식적이고 보수적인 것에 대한 일종의 잠재적인 저항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혜선에 대해 마이스키는 "백혜선과의 연주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매우 뛰어난 연주력을 지닌 아티스트임을 알게 됐으며 그녀를 존경한다"고 추켜세우고 "백혜선과 연주를 함께 하게 돼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백혜선은 "마이스키가 워낙 거장이어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연주를 함께 해보니 생각 자체가 어디에 한정돼 있지 않고 따뜻하며 섬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음악적 교감을 많이 했으며 그와 매우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백혜선은 "대구라는 이름만 들어도 엄마품에 돌아온 것처럼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며 "대구 무대에 설 때마다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 연주를 마치자마자 다음 순회 공연지인 부산으로 가기 위해 밤길을 재촉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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