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P통신이 이달 초 김선일씨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 지난 3일 외교통상부에 피랍여부를 문의했다는 의혹이 증폭되자 정치권도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야 원구성 협상이 완료되는데로 준비에 착수, 내달초 국회 국정조사 및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24일 정부에 AP통신 보도에 대한 조속한 진상파악을 요청하고 신기남(辛基南)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참석한 지도부대책회의를 갖고 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당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인 유선호 의원을 단장으로 정의용, 최성, 이화영, 윤호중 의원이 참가한 진상조사단은 AP통신 보도와 김씨 피랍의혹 등 모든 의문점을 광범위하고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유선호(柳宣浩) 단장은 "조사단은 AP 뉴욕본사에 외교부 누구에게 요청했는지를 요구하고,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을 조속히 입국시켜 피랍 관련 전모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종석(任鐘晳) 대변인도 "외교부로부터 자료 받고 필요시 이라크 현지조사 한다. 그래도 미흡할 경우 국회 통외통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당초 청문회 열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국정조사 쪽으로 수위를 높였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4일 부산의 김씨 빈소를 방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조사와 함께 유족에 대해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25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외교부 김씨 피랍묵살 의혹은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 더 나아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 현지조사 활동을 벌인 뒤 국회 국정조사를 펴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외교부의 총체적 부실을 이유로 '외교라인의 교체'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야당이 교체를 요구하는 외교라인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권진호(權鎭鎬) 국가안보보좌관,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긴급 현안질문에서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이번 사태는 어떤 이유에서든 현 정부의 안이함과 미숙함이 가져온 외교 실패 사례"라고 지적한 뒤"이 사태의 근본원인은 비외교 전문가들이 외교정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라며 문책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외교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김씨의 피랍일시 및 정부 인지 시점이 불분명하고 미국의 피랍사실 인지 여부와 통보 여부도 모호하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민노당은 이와 함께 24일부터 30일까지 당을 비상체제로 돌입,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당 소속 의원들의 무기한 국회농성을 계속하고 '서희-제마 부대 철군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도 병행키로 했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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