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애도 속에 교육부총리는 '술판'

입력 2004-06-25 10:12:33

시도교육감과 양주 12병 등 주문...술값만 수백만원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살된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적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던 시각에 안병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최고급 저녁식사와 함께 발렌타인 외제양주로 향응(?)을 즐겼다.

안병영 부총리와 유인종 서울시교육감 등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일행은 24일 오후 7시 40분부터 울산시 달동의최고급 L한정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1인분에 4만원씩하는 식사와 함께 발렌타인 17년산 12병을 주문해 마셨다. 최고급 양주만 17명이 12병.

CBS울산방송이 단독취재 입수한 음식점 주문서에 따르면 안부총리와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이 자리한 방에는 1병당 25만원씩 받는 발렌타인 17년산 12병과 매실주와 백세주, 맥주, 소주 등 15병이 주문됐다.

또 수행원과 보좌진들은 옆방에서 양주 대신 소주와 백세주 등을 25병을 주문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총리 일행의 저녁 술자리는 2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음식점측은 "저녁식사값이 너무 많이 나와 지금 계산하기 어려워 내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계산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줄잡아 40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육부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발렌타인 술자리는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온 국민들이 경악과 분노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추모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 주요장관들도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몸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총리가 긴급한 현안이 없는데도 30분의 간담회를 주재하기 위해 지방 나들이에 나서 고급 양주세례를 받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다. 안병영 부총리는 24일 이해찬 총리 후보 인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시도 교육감 협의회 참석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참했다.

한편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는 2개월에 한번씩 각 시도를 돌며 열리는 정례 모임으로 이날 행사는 울산시교육청이 주관해 울산 롯데호텔에서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정책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6시 30분부터 7시 10분까지 안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교육감 협의회에서는 5급 이상 지방공무원들의 정원책정과 권한 위임 등 10개안을 채택,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했으며 25일은 오전 9시 30분에 울산시교육청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한다.

또 교육감 협의회에 앞서 박맹우 울신시장은 안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울산에 국립대를 신설을 건의했으며 이에 대해 안 부총리는 "전국 대학이 구조조정 단계인 만큼 대학 신설보다는 유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답했다.(CBS노컷뉴스)

사진 : 지난 3월 29일 경기도문예회관 대강당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모습(위). 아래는 24일 안병영 교육부총리와 교육감들의 음식 및 술 주문서.(연합뉴스/CBS울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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