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의 나라하면 프랑스다.
유럽여행에서 낭만이 넘치는 프랑스를 빼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파리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에펠탑과 아름다운 센강의 풍경, 그리고 샹젤리제 거리의 번화함…. 이 정도면 파리가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혀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 SBS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보면 한번쯤 파리를 가본 사람이라면 추억이 떠올라 다시 가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파리는 오래 전 도시가 만들어질 때부터 이미 엄격한 도시계획에 따라 설계되었다고 한다.
샹젤리제 거리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콩코르드광장, 튈리에 공원, 옥세미술관, 루브르미술관이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론 개선문과 라데팡스가 일직선으로 펼쳐진다.
거기다 샹젤리제 거리 뒷길로 걸어가면 파리의 에펠탑이 제일 예쁘게 보인다는 샤이요궁과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비가 나온다.
이 정도면 황금의 배열이 아닌가 싶다.
(물론 어느 정도의 다리품은 각오해야 하지만)
다이애나 추모비가 있는 곳은 실제로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를 당한 곳 바로 근처다.
그 길을 지나칠 때마다 놀라게 하는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사람들이 꽃과 갖가지 선물들을 추모비 앞에 놓고 간다는 것이다.
다이애나가 유럽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던 건 짐작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다이애나 추모비를 끼고 조금 걸어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에펠탑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파리여행 때 묵었던 숙소가 샹젤리제 거리에 있었기에 웬만큼 이름난 관광지는 매일 걸어서 구경을 했는데 에펠탑 주위의 길 또한 하루에 한번씩은 오갔다.
그러니 파리를 떠나기 전날 밤 에펠탑까지의 길이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질 정도였다.
그런데 너무 익숙해지다보니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말았다.
어느날 저녁을 먹고 숙소를 나와 산책도 할 겸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에펠탑에서 멋지게 장식하고픈 맘에서 밤거리를 걸으며 혼자 감상에 빠졌다.
저멀리 우뚝 솟아있는 에펠탑이 보이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걸 내가 신은 신발이 바로 슬리퍼였다는 걸 그제서야 알아챘다.
혼자 상념에 빠져 이것저것 생각하며 한껏 폼잡다가 숙소에 있던 슬리퍼를 그대로 신고나와 마치 동네 슈퍼마켓을 가듯 에펠탑 구경을 나오게 되었다.
이미 에펠탑까지 거의 다 온 터라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정말로 창피했지만 그 수많은 관광객들 틈에 껴서 당당히(?) 슬리퍼를 신고 에펠탑 꼭대기 구경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혹시 파리로 여행을 간다면 에펠탑 갈 때 꼭 한번 신발을 확인하기 바란다.
슬리퍼를 신고 에펠탑에 오르는 정신나간 여행자가 되지 않기를…. 조은정 여행칼럼니스트 blog.hanafos.com/eif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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