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 반대의견 우세속 찬성 늘어나

입력 2004-06-23 17:58:54

일부 '복수·응징'...'안티 이라크' 카페도

이라크 무장세력의 김선일씨 살해사건으

로 네티즌 사이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반대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오히려

파병 찬성론도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포털사이트 다음(daum.net)이 진행중인 추가파병 찬반 인터넷투표에서 응

답자 8천188명중 49.2%가 파병 반대, 48.4%가 찬성, 2.4%가 유보 의견을 밝혔다.

이는 김씨 피랍 사실이 처음 전해진 21일 같은 투표에서 반대가 76.1%, 찬성이

19%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반대는 27% 포인트 가량 줄고 찬성은 오히려 두 배 이

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24.1%가 "김씨 피살로 파병 반대에서 찬성으로 의견을 바꿨다"고 답한 반

면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섰다는 응답자는 9.6%에 그쳐 김씨 사망의 여파로 파병 의

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코리아(yahoo.co.kr) 조사에서도 이라크 무장세력의 김씨 살해 때문에 파병

을 지지하게 됐다는 의견이 23%로 찬성에서 반대로 바꿨다는 응답자 9%를 두 배 이

상 앞서 이같은 추세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피살로 분노한 일부 네티즌들은 아예 이라크 무장세력에 대한 적극적인 '

보복'을 외치며 파병 찬성 여론을 이끌고 있다.

김씨 피살뉴스가 알려진 직후 이라크에 대한 보복공격을 내세우며 개설된 다음

'안티이라크(cafe.daum.net/antiIraq)' 카페에는 이날 하루에만 5천여명이 가입했으

며 이밖에 반(反) 이라크를 표방한 카페가 10여개씩 생겨나고 있다.

'김선일 대책운동' 카페를 연 네티즌은 "이라크에 더이상 평화군을 파병하지 말

고 테러 세력에 보복할 수 있는 군대를 보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책을 주시하겠

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까지 '한국과 이슬람은 적이 아니며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바란다'는

팝업창을 띄웠던 한국이슬람교 중앙성원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분노한 네티즌들의

접속이 몰리면서 '접속자 과다로 트래픽용량이 초과됐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폐쇄된

상태다.

반면 이같은 '김선일씨 복수' 주장에 대해 '더 큰 불행을 가져올 뿐'이라며 반

박하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베이시'는 "김선일씨 일은 가슴 아프지만 미국처럼 '복수하자'는 여론

이 일면 위험하다"며 "전투병을 파병한다고 복수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이 땅에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니 냉철히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D 'movie778'도 "우리가 이번 사건의 범인인 알-자르카위 집단을 잡겠다고 하

다가는 엉뚱한 민간인이나 살상하기 십상"이라며 "분노는 당연하지만 더 이상의 희

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수론의 허점을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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