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명물 '수출탑 이전' 놓고 공방 치열

입력 2004-06-19 11:54:51

구미공단의 상징물인 '수출탑' 이전과 존치를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1976년 구미 국가공단의 조성을 기념하기 위해 공단 관문인 구미시 광평동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새긴 높이 40m, 폭 8m 크기의 대형 수출탑을 건립했다.

그러나 구미공단이 조성된지 30여년이 흐르면서 공단 규모가 엄청나게 확장되는 바람에 이 수출탑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수출탑이 교통장애물로 부각돼 교통사고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이전여론이 비등해진 것.

수출탑 이전은 최근 열린 제88회 구미시의회 임시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채택됐으며 이에 구미시는 "수출탑 일대에 대한 교통시설 확충과 함께 이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시의회에 제출된 수출탑 일대 교통사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한해 동안 모두 75건이 발생, 이 중 인명피해 사고가 42건에 사상자가 66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탑 이전을 거론한 손홍섭 시의원은 "이곳은 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 중심도로로서 교통체증이 심각한데다 이 마트가 입점하고 다른 대형 할인점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수출탑 이전을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좋아하는 모임, 구미지킴이 등 5개 단체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구미가 세계적 수출도시로 부상하는 터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수출탑 이전을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수출탑을 대대손손 물려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수출탑 이전을 반대하는 한 주민은 "인천시내 한복판에는 110년 전에 세워진 기독교 복음전파 기념탑이 그대로 서있고 서울 세종로의 이순신장군 동상은 옛 모습 그대로 있다"고 강조했다.

한 때 '수출입국'의 상징물이었던 구미공단의 수출탑이 이전될 지, 존치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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