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에도 '나노'기술 접목

입력 2004-06-18 14:07:47

첨단고기능 옷 나온다

전통 '섬유'와 첨단 '나노기술'이 만났다.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주)나노미래, 경북대 지종기(나노과학기술연구 단장) 교수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최근 산.학.연 공동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응용한 전도성 기능성 소재 개발에 돌입, 지역 전통산업과 21세기 첨단 신기술의 융합, 발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전도성 섬유는 쉽게 말해 정전기 발생을 차단하는 기능성 소재. 폴리머 상태의 섬유에 금속, 카본블랙 등의 전도성 고분자를 섞어 정전기가 일어나지 않을 만큼 전기저항을 줄인 것으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

나노미래는 탄소나노튜브를 섬유 폴리머를 혼합한 전도성 섬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 전략산업기획단에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전도성 기능성 섬유 개발' (사업기간 2004~2006년, 사업비 2억6천500만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한 것.

탄소나노튜브의 전도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열분해 과정에서 나노(10억분의 1m)단위의 수많은 포어(미세기공)를 형성하는 탄소나노튜브는 전자파를 반사하는 도전성 금속과 달리 전자파 자체를 흡수해 전파 교란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같은 크기의 금속보다 훨씬 가볍다.

전기저항이 1만분의 1~10만분의 1Ω에 불과해 기존 전도성 고분자의 수백배 이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북대 지종기 교수팀과 한국섬유개발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종기 교수는 탄소나노튜브를 금속, 섬유 등과 섞거나 녹일 수 있는 '정제분산'기술을 주도했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를 섬유 폴리머와 섞어 실로 뽑아내는 방사 공정을 전담한다.

경북대 지종기 교수는 "이웃 일본은 세계 최고의 나노기술을 섬유산업에 적용해 섬유 선진국으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며 "섬유, 자동차, 기계.금속 등 한계상황에 직면한 지역 전통산업 또한 나노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나노튜브=나노소재를 대표하는 21세기 첨단소재. kg당 섬유 원사 단가는 비싸 봐야 2천원을 넘기 힘들지만 탄소나노튜브는 1g당 가격만 최소 2천원으로 일부 제품은 최대 40만원을 호가한다.

국내 탄소나노튜브 업체는 5, 6곳에 불과하고, 대구.경북 경우 경북대, 포항공대에서 설립을 주도한 2개 업체가 전부다.

(주)나노미래는 휴대전화용 전자파 차단 탄소나노튜브를 개발한 데 이어 연료전지, 전도성 기능성 섬유 등으로의 용도 확대를 기획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사진: 성서공단 내 나노미래의 탄소나노튜브 생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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