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라고 최고 공연 못 여나요"

입력 2004-06-18 11:31:32

"대구 지역에는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부족해 공연문화가 매우 척박합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 지역 공연문화 활성화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오는 26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릴 'ZERO 서태지 라이브투어 2004'를 기획중인 박대원(朴大遠.30.대원엔터테인먼트 대표)씨. 그는 "수도권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수준급 공연을 자주 만들어 젊은이들이 마음껏 즐기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씨가 이번에 기획한 서태지 공연은 서울, 부산, 원주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막이 오른다.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서태지가 대구에서 공연을 갖기는 이번이 두번째로 3년 5개월 만이다.

10대부터 30대까지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서태지는 'ZERO' 'LIVE WIRE' 등의 곡을 수록한 7집 앨범을 최근 냈다.

현재 50만장 이상 팔릴 정도로 호응도 좋다.

박씨의 원래 꿈은 '마도로스'. 월남 참전용사인 아버지가 베트남을 오가면서 만난 해군장교들이 멋있더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목포 해양대에 진학했던 박씨는 졸업 후 2등 항해사로 LPG운반선에 3년간 승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의 '끼'는 숨길 수 없었다.

고교 시절에는 연극에 심취해 연극부 부장으로 활동했고, 대학 재학때는 극예술연구회에서 연극기획을 도맡기도 했다.

학교 축제가 열리면 가요제 사회도 보고 진행을 직접 맡는 등 이 분야에 푹 빠졌다.

박씨의 꿈은 공연기획자. 이를 위해 그는 대구경북이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대구의 공연기획사인 성우에 입사해 윤도현 밴드, 뮤지컬 '시카고' 등 많은 공연기획에 참여했다.

올해 연예기획사 대원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독립한 그는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이효리, 신화, JTL(H.O.T 멤버 중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이 결성한 그룹)이 출연한 '2004 사랑나눔 콘서트'를 주최했고, 공연수익금 500만원 전액을 백혈병 소아암어린이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이번 서태지 대구 공연 수익금 중 일부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할 계획이다.

"지방 공연문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아 행사기획 및 유치에 애로사항이 많지만 공연문화를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박씨는 다짐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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