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위기돌파 좌표 설정

입력 2004-06-18 10:09:11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의 교과지도 능력과 전향적인 학교운영 시스템에서 나옵니다". 류강하 가톨릭상지대학장은 위기의 전문대학 교육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좌표를 잡기 위해 획기적인 교수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직 교수 54명 전원이 참여하는 북유럽 6개국 연수가 그 것. 오는 20일부터 12일 간 시행되는 이번 연수는 선진 직업교육기관 벤치마킹을 통한 직업교육 경쟁력 향상과 중장기 발전방향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로 연수팀을 나눠 북유럽 직업교육기관의 실무중심교육 운영체계와 내실 있는 직업교육을 내용을 주제로 △교육개혁 사례 △교육특성화 추진 사례 △직업교육 운영체계 △산학협동 사례 △취업 및 진로 확충방안 등에 대해 집중 연수하게 된다.

연수 장소는 독일 하이델베르그 전문대학과 덴마크 자동차기술학교, 종합비즈니스대학, 노르웨이 오슬로 공과대학, 장애인 재활시설, 스웨던 공과대학, 핀란드 호텔관광학교, 폴리테크닉 등 유수한 직업교육기관이다.

"주마간산식 관광성 연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 류 학장은 "지난 3월 연수를 결정하고 나서 대상지 선정과 연수내용 설정, 활용방안 등에 대해 치밀한 준비와 구상을 한 만큼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교측은 연수에 앞서 고등 직업교육에 선도적인 역량을 가진 현지 기관을 엄선해 연수 질문서를 보내고 교수 팀별 분임토의로 벤치마킹 할 내용을 정리, 연수 때 이들 내용을 위주로 질의 응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연수후 7월 20일까지 현지의 교육제도(초.중등학제)와 고등 직업교육제도, 벤치마킹 내용을 학과, 팀별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를 다시 종합보고서로 만들어 실제 활용할 계획이다.

류 학장은 교수와 학생을 어머니와 갓난 아이로 비유해 "학생에게 젖(지식과 교습)을 먹여야 할 교수들이 젖이 말라 수유와 보육을 하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개탄했다.

신입생 부족으로 존립의 위기에 몰린 전문대학 교수들이 대거 학생유치 전장으로 내몰리면서 정작 몰두해야 할 교과연구는 뒷전으로 미뤄 대학교육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것.

이는 잘못된 대학교육 정책과 숱한 전문대학들이 특성화 없이 4년제 대학 흉내 내기로 외적 성장만 부풀리다 거품이 빠지면서 겪는 혼란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상지대학은 이번 연수비용으로 2억원을 내놓았다.

부담이 적지 않았으나 진정 학교를 살찌우고 학생들에게 우수한 지도를 할 수 있는 자양분을 섭취하는 기회비용인 만큼 주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들을 고집스럽게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류 학장은 "이젠 전문대학이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되찾아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교수들에게 학문연구를 통한 재충전과 앞선 교육 시스템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