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만은 대구로…"

입력 2004-06-17 14:13:49

재난전담 중앙행정기관인 소방방재청의 대구유치가 무산, 지역 정치권과 대구시의 무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1일 개청식을 갖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와 종로구 적선동 한국생산성빌딩에 각각 사무실을 마련했다.

◇대구유치 무산배경=소방청 대구유치가 무위로 그친 배경에는 지역 정치권의 무관심과 무대응이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 중 대구유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슈를 제기한 이가 없었고 대구시의 대응 노력도 그다지 열성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소방청 설립이유가 '대구지하철 참사에 따른 선진형 재난관리기반 구축'이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대구유치 노력이 절실했지만 4.15 총선에 매달려 대구유치가 무산되는 과정을 불 구경하듯 방관했기 때문이다.

시 역시 "방재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69만평을 확보하고 있다"며 소방청 유치를 외쳤지만 적극적인 세일즈 노력이 부족했다.

특히 소방 방재청 대구유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으나 구체적인 역량을 묶어낼 구심체가 없었다는 비난여론도 만만찮다.

소방방재청 설치에 관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앞둔 지난 2월12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으나 반향을 얻진 못했다.

또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권형우 달서사랑시민모임 대표가 '소방방재청 유치 추진위원장' 등을 맡았지만 낙선하는 바람에 힘이 실리지 못했다.

◇대구유치 다시 나서야=정부가 신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수도권 소재 268개 공공기관 중 180~200개를 충청권 이외의 지방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동시에 추진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종합청사와 생산성본부에 나눠 입주한 소방청이 단독청사 설립계획을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국회 담당자는 16일 "소방청 단독청사 신축은 현재 행정수도 이전과 연관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소방청 직원들의 소망사항"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과 단독청사 설립 백지화 방침을 계기로 중단됐던 소방청 대구유치 운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이해봉(李海鳳) 의원은 "대구를 방재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계기로 유치노력을 재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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