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원끼리 상임위장 신경전

입력 2004-06-15 11:32:20

"도지부장 불구경하듯" 불만

한나라당 경북의원들이 권리는 없고 책임만 있는 도지부장직은 기피하고 상임위원장과 알짜 상임위를 서로 차지하려 아우성이다.

상임위원장과 상임위 배분에 출신 지역이 최우선 고려되기 때문이다.

경북의원들은 상임위원장과 상임위 배분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교통정리가 되지 않자 최다선(5선)으로 좌장격인 이상득(李相得) 의원에게 불만을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3선으로 건교 또는 행자위원장을 노리는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14일 이상득 의원과 오찬을 함께하며 교통정리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권오을(權五乙), 김광원(金光元), 임인배(林仁培) 의원 등 경북의 3선 의원 모두 상임위원장을 한다고 하는데 다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도지부장이 모른 체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강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3선 가운데 최연장자인 그로서는 자리를 놓고 후배들과 경쟁하는 통에 도무지 체면이 서지 않는데 도지부장이 나서주질 않아 불만이었던 듯하다.

경북 의원들은 그간 상임위 배분과 상임위원장 등을 놓고 적잖은 갈등을 겪어왔다.

소속 의원 14명 가운데 무려 5명이 건교위를 희망했고 임인배, 김광원, 이상배 의원 모두 건교위원장을 희망했던 것. 특히 임인배, 김광원 의원은 1, 2, 3 순위 모두 건교위를 신청해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경북 의원에게 돌아갈 건교위는 1, 2자리에 불과하고 건교위원장 자리가 한나라당에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상배 의원은 행자위원장, 임인배 의원은 산자위원장 또는 보건복지위원장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반면 도지부장은 서로 맡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당에서 이번주 말까지 새 도지부장을 선정해 통보해달라고 주문한 상태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자 결국 이상득 의원에게 화살이 꽂혔다.

이 의원은 15일 이와 관련,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아우성인 상황에서 끼어들기도 그렇고 해서 그간 지켜만 봤다"면서 "의원들이 나서달라고 하니 이제부터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체 경북의원들의 의사를 묻기 전에 3선 4명의 의견을 먼저 조율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조정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의원들이 조정을 원하고 있지만 정작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할 생각은 없고, 이런 상태에서 도지부장이 조정안을 내놔도 승복할지 미지수란 얘기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사진: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민생각 화요조찬 토론회에서 교육 단체 참석자들이 이해찬 총리 후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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