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제대로 알고 먹자-(1)약의 두 얼굴

입력 2004-06-15 09:11:42

우리나라처럼 약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없다고 한다.

의약분업이 된 이후에도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지 않으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은 느낌이 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약은 잘 먹으면 '약(藥)'이 되지만 잘못 먹으면 '독(毒)'이 된다.

대구시 약사회의 도움말로 '약, 제대로 알고 먹자'를 격주로 연재한다.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아마 약일 것이다.

물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지식, 운동이나 식사관리, 휴식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건강을 위해 쉽게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약이란 물질이다.

약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동시에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야생동물이 본능적으로 초근목피 등을 채취하며 자신의 통증이나 질병을 치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도 이러한 동물의 행동이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약초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

약, 약물 또는 의약품이라고 불리는 물질은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등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에 사용하는 것에는 농약, 동물에는 동물약, 사람에 쓰는 것에는 의약품이란 말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사람들이 쓰는 의약품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약사법이라는 전문법을 제정해 제조, 유통, 취급, 보관, 투약 등 모든 부분을 일정한 규정에 따라 관리토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약품은 특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들은 약사에게 의약품을 관리하게 하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생약(약초) 중에서 약효성분만을 분리해 낼 수 있었고, 시험관에서 이들을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됐다.

한 단계 나아가 약효는 강하게 하면서 부작용을 줄인 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뒤따랐다.

기존에 밝혀진 약의 유도체를 합성하거나 새로운 약을 만들어내는 작업들이다.

최근에는 유전공학적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에서 인체에 유익한 약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약 좋다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라는 표어가 가끔 눈에 띈다.

물론 이는 약품에 국한되는 말은 아니며 음식물에도 적용된다.

의약품이나 식품의 생산허가를 얻으려 할 때 반드시 안전성 시험단계를 거쳐야 한다.

예를 들면 독일의 그훤넨탈 제약회사가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수면제를 개발해 '콘탈간'이라는 상품명으로 전 세계에 판매했다.

그런데 이 약을 복용한 임신부들이 팔다리가 없거나 짧은, 인어 같은 기형아를 출산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됐다.

이 때부터 신약 개발의 허가기준이 지금처럼 까다로워지게 되었다.

결국 환자들은 약에는 치료효과와 독작용 또는 부작용이라는 양면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들 의약품을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 의약품 작용은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작용을 나타내 건강을 회복시킬 수도 있고,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귀한 생명에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독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약을 '양날의 칼'에 비유하기도 하고, '두 얼굴의 이중적 물질'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이 갖는 부작용들은 약을 제대로 이해하고 복용 시 주의사항을 잘 지키면 대부분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약을 복용할 때는 의사의 처방과 함께 약사의 지도 사항을 잘 준수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정광원 약학박사(대구시약사회 부회장, 새영생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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