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명물 '납작만두'까지 '몸살'

입력 2004-06-14 11:31:02

삼화만두 국가 손배訴...휴폐업 잇따라

"남은 피해는 누가 책임집니까".

'쓰레기 만두' 파동 이후 문을 닫는 만두 가게가 잇따르는 가운데 대구의 만두체인점들이 국가를 상대로 2억6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는 등 후유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삼화만두 정태자(43.여) 대표와 체인점 업주 47명은 대구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썩은 무를 이용해 만든 만두가 어떤 제품인지 발표하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경찰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를 뒤늦게 공개, 결과적으로 만두류 전 제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확대시켰다"며 "국가의 안일한 대응으로 영세상인들만 생계를 위협받게된 만큼 이를 보상하라"고 했다.

삼화만두는 30여년 동안 만두를 판매해 오고 있는 지역의 고유 브랜드로 자체 공장(수성구 상동)과 체인점 40여개를 갖고 있다. 소송에 앞장선 정 대표는 "깨끗한 만두소로 청결하게 만두를 만들었지만 만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브랜드 이미지도 떨어졌다"며 "이때문에 하루 2천인분 이상의 만두를 생산하던 만두 공장의 가동을 어쩔 수 없이 중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의 삼화만두 본점에는 3개 층의 매장 가운데 지상 1층만 문을 열고, 나머지 2개 층은 아예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곳을 찾은 김모(53.여.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세트메뉴를 시켰지만 왠지 못미더워 만두에는 아예 손을 대지도 않았다"며 "손만두는 괜찮다는 것을 알지만 만두 파동때문에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폐업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10여개의 만두 도매상이 몰려있는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만두 골목의 경우 일요일인 13일 2집만 문을 열었다. 이미 3개 업체가 폐업을 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휴업한 것.

ㅇ만두 가게 배모(41)씨는 "가뜩이나 불경기때문에 장사가 안돼 근근히 유지해 나가고 있었는데 만두 파동까지 겹치면서 업소 3곳이 문을 닫았다"면서 "누구에게든 책임을 묻고 싶지만 뾰족한 방도가 없어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업주는 "대구의 명물인 납작만두는 이곳에서만 생산, 전국에 유통되는데 문제가 된 무를 아예 쓰지 않는데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국가의 행정 행위가 아닌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법적 문제 제기인데다 피해가 큰 점을 들어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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