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울진 '금배지 정기' 국회의원 10명 배출

입력 2004-06-12 10:34:22

'국회의원이 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남이 보기엔 쉽게 되는 듯해도 당선자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특장이 있고 운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어렵다는 국회의원에 경북 영주와 울진 출신 인사들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고령이나 성주, 청도, 봉화 등 단 1명의 의원도 내지 못한 지역으로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주는 6명의 의원을 냈다.

인구 12만6천명에 6명은 엄청난 숫자다.

지역구는 영주의 한나라당 장윤석(張倫碩) 의원과 인천의 열린우리당 안영근(安泳根) 의원 2명이다.

비례대표는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박찬숙(朴贊淑), 열린우리당 장향숙(張香淑), 민주당 손봉숙(孫鳳淑) 의원 등 3당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장윤석 의원은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는 등 잘나가다 참여정부에서 인사에 물 먹고(?) 출마해 당선,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의 저격수로 꼽히고 있다.

장 의원은 법사위를 1지망, 실제 강 장관 저격수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안영근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독수리 5형제'의 일인으로 재선에 성공, 당내에서 소장파로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유수호(劉守鎬) 전 의원의 둘째 아들인 유승민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비례대표지만 매형이 김진기(金鎭基) 대구지법원장이고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과 사돈이 되는 등 대구와 인연이 많아 지역 현안에 적잖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인인 박찬숙 의원은 당선되자마자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아 빼어난 말쏨씨를 뽐내며 자질을 보인 바 있다.

장애인인 장향숙 의원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당히 당선돼 주목받고 있는 초선이다.

그는 보건복지위에서 자신이 체득한 우리나라 보건복지정책의 맹점을 파헤쳐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여성계에서 명성이 높은 민주당 손봉숙 의원도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

민주당에서 유일한 영남 연고자다.

영주는 16대에도 박시균(朴是均) 의원을 비롯 홍사덕(洪思德), 박세환(朴世煥) 의원과 부산의 권태망(權泰望)의원 등 4명의 의원을 배출했었다.

울진도 영주에 못지않다.

인구는 절반이나 4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지역구인 김광원(金光元) 의원을 비롯 대구의 주성영(朱盛英), 주호영(朱豪英) 의원과 비례대표 송영선(宋永仙) 의원 등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특히 김광원 의원과 주성영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와 이강철(李康哲) 국참본부장 등 상대당의 대표주자를 꺾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3선인 김 의원은 건교위원장을 노리며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고 두 주 의원은 초선으로 각종 모임에 단골 초청을 받으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한국안보포럼 대표인 송영선 의원은 미국 하와이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국방 전문가인데 남북관계와 대미관계 등 국방 분야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잘 단결하기로 유명한 울진출신 의원들은 13일 국회 대운동장에서 출향인사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 재경울진체육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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