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인가 염분탓인가

입력 2004-06-12 10:46:38

동해안 소나무 계속 죽어가는데…

수년 전부터 경북 동해안 소나무가 말라죽는 원인을 놓고 '소나무 에이즈(AIDS)'라 불리는 '재선충(材線蟲)'인지, 아니면 태풍으로 인한 '염해'(鹽害)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구룡포읍과 경주시 감포읍 등 경북 동해안에서는 수년 전부터 해송을 비롯한 해안가 소나무들이 말라죽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을 놓고 "부산에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재선충이 울산을 거쳐 경주, 포항으로 북상하고 있는 증거"라는 주장과 "해마다 반복되는 태풍때 염분으로 인한 피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해안가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볼 때 단순한 염분 피해만은 아닌 것 같다"며 "당국이 정확하게 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 박해철 도시녹지과장은 "3, 4년전 울산에서 북상한 재선충이 장기면 일대 해안가로 번졌으나 방제를 통해 확산을 차단했다"며 "소나무 고사현상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펴겠다"고 했다.

소나무 재선충 증상은 솔잎이 아래로 처지고 감염 한달이면 큰 소나무도 죽게 만드는 것으로 솔잎혹파리보다 훨씬 무서운 해충이며, 일단 발생하면 인근 산림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벌목한 뒤 한 곳에 모아 약품을 넣고 비닐로 덮어 소각 처리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88년 부산시 동래구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해 부산 전역은 물론 울산 등 경남지역으로까지 확산, 최근까지 3천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올해 다시 재선충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6월 9, 22일, 7월 6일 3차례에 걸쳐 재선충 항공방제를 실시한다.

부산시청 산림녹지과 노광섭씨는 "포항, 경주지역의 해안가 소나무 고사현상은 일단 염분피해로 추정되지만 수년 전 재선충 피해지역이었던 만큼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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