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키스의 재발견'은 흥미진진하게 풀어간 키스에 대한 문화사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 애드리언 블루는 '키스는 인류의 전 역사를 말해준다'고 전제하면서, 생물학에서부터 시작하여 인류학, 철학, 그리고 신화와 문화 등 방대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시각으로 키스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나라와 민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남녀칠세부동석을 외쳐 온 동양에서는, 유교의 영향 때문인지 공공연한 키스는 금기시 된다.
흥미로운 것은 중남미인들이다.
인구 60% 이상을 차지하는 메스티조들은 키스를 생활화한다.
넓은 초원에 줄을 긋고 웃통만 벗으면 항상 축구를 할 수 있듯, 그들은 항상 키스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에게 키스는 공 하나로 후보 선수까지 40여 명이 놀 수 있는 축구보다 훨씬 더 경제적인 스포츠인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서 넘어 온 탓인지 순수한 혈통을 지키고 있는 원주민 인디언들은 그렇지 아니하다.
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건너 온 것은 무려 3만여년 전 이야기이니, 3천년도 채 안 되는 유.불.선 등 동양의 사상이나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볼 때, 아마 그것은 천성 때문이라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프랑스인들이 장수하는 이유는 보르도산 적포도주뿐만 아니라, 격정적인 그들의 프렌치 키스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키스를 하면 면역력도 증가 되고 엔돌핀과 옥시토신의 생성이 촉진 되며, 침을 돌게 하여 치석까지 제거된다는 보고도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키스가 아무리 건강에 좋다한들 키스할 상대가 없다면 말짱 헛일이다.
상대가 있다 해도 사랑하는 이라야 하며, 그 사랑 또한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상호적인 사랑이어야 한다.
권태기에 있는 부부나 연인들도 다시 한 번 짜릿한 키스를 하면, 식어 가는 사랑이 조건반사에 의해 다시 뜨거워 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랑이 식지 않도록 평소에 사랑하는 이에게 키스를 퍼 부을 일이 아닌가 싶다.
구광렬(시인.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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