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웬수다!" 신용카드 때문에 빚을 지고 가정이 파탄되고 마침내 아내의 자살을 지켜본 한 가장이 던진 한마디이다. 신용카드의 편리성과 효용성 등 긍정적인 면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로 인한 폐해로 범죄와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신용사회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신용카드가 불가피했다. 모든 경제활동을 전산화함으로써 정직한 거래와 투명한 세수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는 진정으로 카드 만들기를 권했다. 그리고 세금을 공제해 주고 카드결재만을 장려했다. 대기업 또한 이에 부응해서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와 홍보 전략으로 카드사업을 확장시켰다.
순진한 국민들은 카드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신분상승이 되는 양 하나만 가져도 될 신용카드를 몇 장씩 갖게 되었다. 직업이 있든 없든 수입의 과소를 막론하고 카드발급이 용이해지고 카드사용이 일상화 되니 자연히 카드는 남발되었고 카드 소비자의 씀씀이는 도를 지나쳐 버린 것이다. 결국은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과다 발급된 신용카드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잘못된 신용카드 사용의 피해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서 연쇄범죄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신용불량자 수는 약 400만명. 그 가족까지 합하면 전체 인구의 20%이상이 신용불량자라 할 수 있다. 몇 년전부터 신용카드 확산과 그 사용의 무절제함으로 인한 우려가 곧 온 국민을 빚쟁이로 만들 것 같다는 예감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계파산에 따른 절도, 강도, 살인 등의 각종 범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고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의 도산이나 대형 카드사들의 부도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고 몹시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는 지금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심지어 도산하는 카드사까지 구제해줘야 한다. 신용회복위원회니 개인워크 아웃제에 이어 최근에는 배드뱅크까지 신설되었지만 이런 때늦은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최신 뉴스로는 그 효용성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들이어서 자못 걱정스럽다.
몇년 전 아시안 월 스트리트가 '한국의 신용카드 부작용'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카드 부작용 현상의 첫째로 개인 파산자 속출을 지적했다. 그래서 IMF이후 내수확대와 경기회복을 부러워하던 주변국들에게 한국의 신용카드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카드소지는 평균 4장을 갖고 있으며 이는 카드 종주국이랄 수 있는 미국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비율이다. 더구나 현금서비스 대출이 전체 신용카드 부도의 56%를 차지함으로써 일반 가계대출 부도의 5배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현금이 없어도 고액의 구매가 가능하고 당장에 수입이 없어도 시간을 번다는 의미로 카드를 긁었던 카드사용자들은 카드를 은인처럼 생각하였다가 이제 와서 자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카드사용을 장려한 정부나 대기업의 홍보 전략을 무분별하게 따른 자신의 어리석은 행태가 밉고 한탄스럽기만 하다. 더구나 금융기관이나 신용카드 회사 자체가 부도가 나는 마당에 신용카드만 믿고 무엇이든 해결해 줄줄 알았던 자신의 단순함에 화가 난다.
뒤늦은 후회를 한다 해도 그 많은 고통과 상처가 모두 아물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범국민적인 신용회복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신용사회의 정착을 위해서 정부와 금융기관, 금융소비자, 사회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올바른 신용카드 사용과 문제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한때 신용카드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여성단체가 주축이 되어 '신용카드 자르기' 행사를 벌인 예가 있다고 한다. 우리도 카드사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카드 한 장만 남기고 나머지 카드는 잘라도 좋지 않을까. 더 이상 헛껍데기 신용사회를 만들지 말자.
(사)여성자원금고 이사장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