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타자마자 운전기사는 '안녕하세요?'라며 행선지를 묻고 곧장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생님! 제 이야기 좀 들어 보세요.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의 비자금 및 정경유착, 검은 돈 세탁 등 고질적 부정부패는 언제나 없어지겠습니까? 수십억원이 그런 곳에 뭉쳐있다는 말이지요. 고위 정치, 경제인들의 자녀들 병역문제, 돈 없고 권력 없는 자녀들만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가요? 노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한 국회의원들, 이럴 때는 국민들의 대변자라고 하면 특별한 경우에는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찬반결의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경로사상이 부족한 여당의장도 있어서 노인들이 격분했잖아요. 동방예의지국에서요!'
운전기사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정치인은 물질관계가 깨끗해야합니다.
그리고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분들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문제, 이라크파병문제, 의약분업 후 보험료부담도 늘고 약을 약국 가서 지으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나하나 정리가 되어야 평온한 나라가 될 것이 아니겠어요'. 운전하면서 그는 일방적으로 열변을 토한다.
늘 환자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습관이 되어 '그렇지요!'라며 세미나에 빨리 가기 위해 장단을 맞추어주었다.
그는 또 '대구 경제가 말이 아닙니다'라면서 경제이야기를 계속했다.
이윽고 '다 왔습니다'라는 그의 말에 주위를 살펴보니 경북대 의대부속병원이 아니고 영대 의대부속병원이었다.
'기사님! 잘못 왔습니다'. '아이참,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이야기에 열중하다보니 목적지를 착각했습니다'. 방향을 돌려서 경북대 의대부속병원에 도착하니 세미나 시작시간보다 20분이나 늦었다.
문경에서 새벽버스로 와 늦지 않으려고 택시를 탔는데 너무하다.
몹시 화가 났지만 하루를 유쾌하게 보내기 위해 나는 속으로 화를 억누르고서 점잖게 '기사님! 정치가, 경제인 등 누구든지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하지 못하면 목적지를 착각하게 됩니다'하고 차에서 내렸다.
택시를 탈 때면 생각한다.
50대 웅변가 기사처럼 누구나 목적지 착각이 없기를…….
전경홍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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