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과 피오나, 해리와 헤르미온느라는 반가운 얼굴들이 찾아오는 올 여름 극장가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듯하다.
한동안 그들을 찾아 헤맸던 골수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 그들을 미리 만나봤다.
◇슈렉 2
지난 2001년 여름, 동심을 설레게 만들었던 어여쁜 동화책을 사정없이 찢어 화장실 휴지로 사용했던 초록괴물의 엽기행각은 우리에게 정말로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했었다.
3년 만에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슈렉의 엽기행각에 피오나 공주까지 가세한다.
오프닝곡 '어쩌다보니 사랑에 빠진'(Accidentally in Love)이 흘러나오면서 신혼여행 중인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진흙온천 속에서 방귀로 듀엣을 연주하며 변함 없는 엽기행각을 벌인다.
달콤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겁나 먼'(far far away) 왕국의 왕과 왕비인 피오나의 부모가 보낸 초청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편에서 악당 파콰드 영주의 성을 디즈니랜드에 빗대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동화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제작진은 이번엔 그 칼날을 허황한 꿈의 공장 할리우드와 소비 및 외모지상주의인 베벌리힐스로 향한다.
이를 위해 영화 '스타워즈'의 시작 타이틀인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에서 따온 듯한 '겁나 먼' 왕국의 이모저모를 할리우드와 베벌리힐스의 거리에서 베껴왔다.
또 전작에서 디즈니의 수많은 영화들과 함께 '인디아나 존스', '와호장룡', '매트릭스', '드래곤 하트' 등을 패러디했다면 속편에서는 그 영화 수를 더 늘렸다.
'반지의 제왕', '마스크 오브 조로', '스파이더맨', '에일리언', '고스트 버스터즈', '가위손', '프리티 우먼', '사랑의 행로', '플래쉬댄스', '레이더스' 등의 영화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찾는 것도 즐거움이다.
특히 3년을 준비한 만큼 슈렉을 능가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대거 합류했다.
그 중 가장 큰 기대주는 장화 신은 고양이. 칼을 차고 깃털 모자를 눌러 쓴, 조로의 고양이 버전인 그는 슈렉을 없애기 위해 왕이 고용한 자객. 칼 대신 타고난 귀여움으로 무장한 장화 신은 고양이는 '슈렉 2'가 낳은 최고 스타가 되기에 충분한 느낌이다.
여기에 조로의 인간 버전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를 맡았으니….
18일 개봉하는 '슈렉 2'는 마이크 마이어스(슈렉), 카메론 디아즈(피오나), 에디 머피(동키)라는 막강 삼총사에 안토니오 반데라스(장화 신은 고양이), 존 클리세(해롤드 왕), 줄리 앤드루스(릴리안 왕비), 루퍼트 에버렛(챠밍 왕자) 등이 가세, 출연진의 화려함을 더했다.
손꼽아 슈렉을 기다린 국내팬들이라면 이번 여름 바캉스를 그와 함께 떠나는 것은 어떨까. 상영시간 93분, 전체 관람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매년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어린이들의 겨울방학을 책임졌던 '해리포터'가 올해에는 여름에 도착했다.
지난해 겨울, 호그와트로 가는 열차를 애타게 기다렸던 터라 포터마니아들에게는 해리포터 세 번째 이야기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7월 16일 개봉)가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
비록 15세로 훌쩍 커버렸지만 이번에도 '해리'는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맡았다.
또 변함 없는 그의 단짝인 루퍼트 그린트(론)와 엠마 왓슨(헤르미온느)도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그대로 지키게 됐다.
그렇다고 새로운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차 해리의 사춘기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시리어스 블랙 역의 개리 올드먼을 비롯해 데이비드 튤리스, 엠마 톰슨, 마이클 갬본, 줄리 크리스티가 새롭게 합류했다.
해리가 3학년이 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흉악범 시리우스 블랙의 탈옥으로 호그와트와 마법사 세계가 술렁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해리는 블랙이 학창 시절 해리의 아빠 제임스 포터의 절친한 친구였으나 우정을 배신하고, 친구 부부의 은신처를 사악한 마법사 볼드모트에게 알려 참사를 초래했다는 내력을 듣고 복수의 칼을 가는데….
이 영화의 궁금점은 아무래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줄거리보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으로부터 메가폰을 넘겨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어떻게 영화 속으로 다이빙했느냐가 아닐까. '이 투 마마'로 유명한 그의 연출력을 고려할 때 시리즈 3편은 전작과는 분명 다른 면을 보인다.
한마디로 전작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어두워졌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서 한결 풍성해진 드라마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해리포터의 다른 매력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데 성공한 듯하다.
다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를 연상시키는 부분과 마법사 감옥 아즈카반을 지키는 간수인 디멘터의 모습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그들과 비슷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전편의 집요정 도비, 괴물 거미, 바실리스크에 이어 이번엔 '신비한 동물' 벅빅, 히포그리프가 스크린에 등장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다.
또 원작자가 "모든 기쁨과 희망을 빨아내는 존재, 절망을 인간화한 존재"로 묘사한 디멘터의 재현은 좀더 흥미로운 비주얼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한 선물이다.
한가지 반가운 소식. 신체성장으로 인해 3편을 끝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퇴장할 것으로 알려졌던 세 아역배우들이 내년 11월 개봉 예정인 시리즈 4편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도 출연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5편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아직 미지수.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사진: '슈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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