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쓰레기나 다를 바 없는 만두와 호빵을 전 국민이 한개씩 다 먹었다면 외국사람들은 뭐라고 얘기할까. 그러고도 선진국 대열에 접어들었다고 자랑하고, 못사는 나라 여행 가서 큰소리쳤느냐고 비웃을 것이다.
너도 나도 웰빙시대라고 외치며 생활의 질을 운위하더니 결국 쓰레기 만두 먹었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쓰레기 만두 사건은 장기간 엄청난 규모로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시쳇말로 엽기적이다.
폐기물로 처리돼야 할 손상된 단무지, 자투리 단무지를 불결한 공간에서 폐우물물로 소금기를 뺀 뒤 만두와 호빵의 속 재료로 팔아 넘겼다.
가장 큰 한 개 업체가 만들어 유통시킨 쓰레기 단무지는 밝혀진 것만도 지난 1999년11월부터 올 4월까지 22억원 상당인 3천192t. 이는 만두소 시장 점유율의 70%. 이것을 ㎏당 400∼800원씩 받고 국내 유명 만두회사, 제빵회사에 공급했다는 것이다.
다른 군소 업체 공급분까지 합하면 전체 소비 만두소의 75%를 넘는 양이라고 하니 수년동안 이런 만두 한개도 안 먹었다고 장담할 국민이 있을까.
흔히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일이 가장 나쁘다고 말한다.
사람 사는데 기본중의 기본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보릿고개, 거지가 들끓던 시절, 쓰레기통을 뒤져 복어알을 주워 국 끓여먹고 일가족이 숨지는 그런 시절이 아니다.
사람 못먹는 것을 먹는 것인양 속여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할 정도로 돈벌이 방법이 취약한 시절이 아니다.
또 소비자들이 그렇게 무지한 시대도 아니다.
그런데도 왜 이런 일들이 되풀이 되는가. 나라와 국민을 수치스럽게 만든, 배금에 눈먼 장사꾼들을 마땅히 엄벌해야 한다.
제도적 결함이 있으면 당장 고쳐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불량 식품을 단속하는 기관들은 무엇을 했는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담당 공무원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분명히 직무유기나 직무태만 등이 개재돼 있을 것이다.
적당히 일하고 문제가 생기면 핑계나 대고 넘어가는 풍토로는 이 같은 엽기적인 일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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