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조난 치매 할머니 3일만에 구조

입력 2004-06-08 14:03:34

"산 속에서 70대 할머니가 혼자 사흘이나 버텼다는 게 기적입니다".

치매증세의 할머니가 앞산 기슭에서 길을 잃어 3일 동안 조난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앞산을 등산하던 도종탁(51.남구 대명동)씨 일행 7명은 고산골 방향으로 산행 중 잠시 방향을 잃어 가창댐 중류 인근 청룡산 아랫 자락까지 갔는데 그곳에서 이상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으려니 하며 지나쳤다가 다시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한 할머니가 가쁜 숨을 고르며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씨는 급히 동부소방서 119구조대에 신고를 했고 남창석(48) 부대장 등 구조 요원들은 가창댐 관리사무소지원으로 구명정을 타고 가창댐 중.하류를 수색했다.

구조팀은 도씨와 계속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조난위치를 파악, 청룡산 인근 자락에서 수건을 흔드는 도씨 일행을 발견했다.

구조팀이 할머니를 발견했을 때는 숨이 거의 멎을 정도의 위태로운 순간이었다.

남 부대장은 "며칠 동안 이곳에서 머물렀는지 모르겠지만 할머니 주위에는 먹을 만한 것도 없었다"며 "조난위치는 기존 등산로가 아닌데다 사람들의 왕래가 전혀 없어서 발견 자체가 어려워 그 정도 상황이면 죽을 가능성도 높았다"고 말했다.

구조된 할머니는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7일 오후 가족들 품에 안겼다.

사위 김이기(41.달서구 진천동)씨는 "장모님이 치매증세가 있는 상황에서 3, 4일 정도 연락두절이 돼 너무나 가슴 졸였는데 여러 사람들 도움으로 이렇게 다시 뵙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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