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인터넷 문화의 특징과 향유

입력 2004-06-08 09:06:16

플라톤은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데아의 그림자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사이버 세상'이라고 부르는 인터넷으로 형성된 문화 속에서도 역시 이데아와 그림자의 갈등과 공존을 찾아볼 수 있다.

아직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인터넷 문화는 그림자 속에 놓여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그 방향은 이데아를 향하고 있고 '새로운 대안 문화'라는 희망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변화하는 시대와 발맞추어 어떤 자세로 이 새롭고도 어마어마한 문화창조 기구를 활용해야 할까?

인터넷 문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양방향성의 상호 소통 기능이다.

인터넷 게시판의 글쓰기는 모든 사람이 저자이자 독자이며, 다른 저자에게 반박당하거나 공감받을 수 있는 여지가 무한대로 열려 있다.

또한 익명성을 들 수 있다.

익명성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모습으로부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모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미 사회적으로 근거없이 터부시되는 것에 대한 합리적 저항의 바탕이 될 수도 있으며, 음지문화를 양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견인차가 되기도 한다.

다만 우리가 이러한 이상적 분위기에 도취되어 있을 때, 현실 저 편에서는 같은 특징이 가져다주는 야누스의 얼굴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는 이러한 특징이 모니터 앞에 자살 사이트를 쉽게 등장시킬 수도 있게 만든다.

그렇다면 인터넷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그 방향성은 뚜렷한 정체성으로 우리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단지 '흐름'만 보여진다.

그러나 그런 흐름 속에도 어떤 원리는 존재할 수 있다.

'네티즌들이 행하는 방식으로 삶을 서핑해가다 보면 알 수 있는' 그런 것이 바로 원리일 수 있다.

질서와 '카오스를 대립시키는 경직된 방식에서 벗어나 실존의 유희 공간으로서 뉴미디어를 파악하고 카오스와 화해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위해서는 네티즌, 기업, 정부간의 역할이 중요시된다.

먼저 네티즌들은 인터넷의 특혜적인 요소를 현실과 분리된 문화로서 보지 말고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기업은 산업으로서만 인터넷을 바라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생산품을 문화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용자에게 끊임없는 가치부여를 하여 지속적이고 상호공생적인 이윤을 추구해나가야 한다.

다른 한편은 정부의 역할이다.

과도한 규제보다는 문화적인 규범으로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앞으로는 문화를 통해 사회를 통합하는 새로운 방법론과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

남은 과제는 우리다.

인터넷 향유 주체로서 그 문화 자체를 혼동이라 규정해 질서와 대립시키는 시각은 버려야한다.

새로운 문화의 방향성은 주체들에 따라 이데아를 가져다주거나, 혹은 어두운 그림자 밑에 깔리게 될 그림자로서 다가올 수도 있다.

지금이 바로 인터넷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그 특징을 알고 각자의 역할을 다져나가야 할 때이다.신순희모든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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