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報勳의 뜻 되살리자

입력 2004-06-05 10:57:48

6월은 나라를 위한 공헌과 희생을 온 국민이 되새겨 보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정부에서는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기리고 그 숭고한 애국정신을 되새기고자 현충일 추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호국보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애국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이 퇴색해지고,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후세대들이 6.25전쟁을 단순한 과거사로만 인식하는 등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보훈이념이 확립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하신 분들에게 보답하고 그 뜻을 널리 기리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당연한 몫이며 도리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자와 그 가족은 국가가 영원히 책임진다는 보훈정신과 그 이념이 바로 설 때 비로소 국가를 신뢰하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공헌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분단된 국토를 통일하고 분열된 민족을 통합하여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의 잠재능력을 총 발휘하여 경제도약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끈끈한 애국정신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가 만끽하며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와 자유.평화, 그리고 행복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을 씨앗으로 민족의 피와 땀을 보태어 얻어진 소중한 열매임을 깨닫고 우리들 가슴속 깊이 자리잡은 뜨거운 애국혼이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삶의 가치로 승화되어 국민통합의 근간이 되어야 하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물질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정신, 그리고 문화가 힘이 되는 시대이다.

무한경쟁의 시대, 경제적 국경이 없어지는 지구촌 정보화시대에 부강한 나라, 세계에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길은 온 국민의 단합된 힘, 즉 나보다는 남을, 우리라는 제한적 이익보다는 전체를 위하는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국민정신으로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나와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번영되고 복된 조국, 세계사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한민족 시대의 개막을 위해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본분을 다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속 깊이 새기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추헌용(대구지방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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